
14일 첫 방송된 SBS 새 월화드라마 ‘유혹’(극본 한지훈, 연출 박영수)에서는 최지우 권상우 박하선 이정진의 숨겨진 속사정과 홍콩에서 우연히 만난 이들의 첫 만남이 그려졌다.
이날 손꼽히는 그룹 CEO 유세영(최지우)은 의사로부터 조기폐경 진단과 함께 자궁에 혹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하지만 평생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에도 세영은 태연했다. 그는 “지금까지도 없었다. 뭐 어떠냐”며 대수롭지 않게 자리를 떴다. 내심 마음 한구석이 먹먹해져 왔지만, 세영은 그대로 홍콩 출장길에 올랐다.
차석훈(권상우)과 나홍주(박하선)의 모습은 위태롭기 그지없었다. 석훈과 함께 동업하던 선배가 회사 자금 10억을 들고 갑작스레 잠적하면서 석훈이 공금 횡령이라는 누명을 뒤집어쓸 상황에 처한 것. 게다가 홍콩으로 두 사람을 불러들인 선배는 짧은 편지와 3000불만 남기고 자살해버린 상황이었다. 이에 홍주는 “여기서 이 돈을 다 써버리자”며 석훈에게 홍콩 여행을 제안하면서도 홀로 빚을 떠안기 위해 보험금을 노린 자살을 감행, 또 다른 불행을 자처했다.
세 딸의 아버지 강민우(이정진)의 삶도 그리 평탄치는 않았다. 홍콩에 사랑하는 여자 제니(페이)를 두고 한국에서 결혼생활을 유지해 왔던 그는 다시 찾은 홍콩에서 제니가 유방암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와 함께 제니가 남긴 아들 로이(조휘준)의 존재를 알게 됐다. 자신 앞에서 어눌하게 한국말을 하는 로이를 보며 민우는 아들과 함께 한국으로 들어가리라 결심한다.
이렇게 각자의 이유로 홍콩을 찾은 네 남녀는 우연처럼 서로를 스쳐 지나갔다. 특히 자살을 시도하는 홍주를 발견한 세영은 석훈에게 “사흘에 10억, 차석훈 씨의 시간을 사겠다”며 위험한 제안을 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반면 민우는 계속 자신 앞에 나타나는 홍주를 떨치지 못하며 앞으로 두 사람이 남녀관계로 발전할 가능성을 열었다.

권상우 역시 동료를 향한 의리남의 모습을 보여주는 한편, 아내를 향한 순애보적인 사랑을 펼치며 로맨티스트의 귀환을 알렸다. 비록 첫 회이다 보니 두 사람이 함께 등장하는 장면은 많지 않았지만, 한층 깊어진 눈매와 충만한 감정은 이제 시작인 이들이 관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박하선과 이정진의 연기 역시 안정적이었다. 자신들이 지나왔던 배역을 다소 상기시키는 경향은 있으나 조금씩 새로 빼고 더하는 기술로 신선함을 잃지 않았다. 이 같은 네 사람의 안정적인 연기는 배우와 배역이 제대로 연결됐다는 인상을 줬고 단 1회 만에 ‘유혹’을 보는 가장 큰 재미로 꼽혔다.
속도감 있는 전개 또한 눈여겨 볼만한 점이었다. 네 남녀의 지난 이야기와 홍콩에서 우연히 만난 이들이 엮이는 과정을 빠르게 훑어감으로써 극의 몰입도는 자연스레 높아졌다. 그 덕에 시청자들은 지루할 틈 없이 사건의 신속하고 짜임새 있는 전개에 빠져들 수 있었다.
물론 냉정하게 보면 ‘유혹’의 큰 줄기는 불륜과 막장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날 방송에서 이들이 얽힐 수밖에 없는 나름의 이유가 그려지며 앞으로 펼쳐질 이들의 사랑에 당위성을 부여, 시청자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과연 ‘유혹’이 ‘불륜 미화’라는 논란을 피해 성숙한 어른들의 멜로로 재탄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 방송.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