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여신전문금융회사채 금리가 회사채 금리를 뚫고 아래로 내려오면서 회사채 시장 참여자들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일시적 강세로 보고 여전채에 대한 매도시기를 저울질 할 것인지, 아니면 회사채와의 금리 스프레드 역전을 우리 금융산업의 발전에 기초한 구조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해 여러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여전채 중 절반 이상(발행잔액 기준)을 차지하는 카드채 금리(AA-, 5년)는 지난달 30일 기준 3.436%를 기록했다.
무보증 회사채(AA-, 5년물)의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가 42.4bp인데 반해 카드채 스프레드는 40.1bp로 더 좁은 상태다.

그동안 여전채 금리는 동급 회사채에 비해 높은 편이었다.
회사채에 비해 개별 기업별로 발행되는 물량이 많다는 점, 그때 그때 필요에 의해 소량으로 발행되기 때문에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의 수요를 빗겨가는 점 등 때문이다.
또 금융위기가 도래할 경우 은행에 비해 차주로부터의 자금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실제로 2003년 카드대란 당시 카드채 금리가 급등했던 악몽으로 인해 아예 여전채를 쳐다보지도 않는 딜링룸도 상당하다.
우리 시장에서는 일종의 여전채 디스카운트가 존재해 온 것이다. 하지만 최근 여전채가 회사채에 비해 강세를 띠면서 투자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우선 여전채 강세를 펀더멘털에 기초한 구조적 현상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최근 금융업에 대한 재무안정성 강화가 글로벌 트렌드화 되면서 금융업의 시스템 리스크가 크게 완화됐고 특히 우리나라의 금융산업은 외환위기와 카드사태라는 큰 사건들을 겪으면서 리스크 관리가 강화됐다는 것이다.
KDB대우증권 이경록 애널리스트는 "2008년 금융위기도 우리 금융사들이 큰 탈 없이 견뎌냈다"며 "우리나라 금융업의 체질변화는 이미 상당부분 진행된 것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용도 관점에서 글로벌 경쟁에 노출된 회사채 보다 순수 내수업종인 금융채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고 평했다.
NH농협증권 김은기 애널리스트 역시 "개별 기업별로 발행 규모가 크다는 여전채의 약점이 크레딧 채권 수요 확대로 희석된 반면 오히려 수요예측이라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회사채보다 일괄발행제도로 필요할 때 매수할 수 있다는 여전채의 편리한 점이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대부분의 여전사들이 우량그룹의 계열사 및 은행금융지주 자회사로 신용등급의 안정성이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반면 5월 회사채 발행시장이 연휴 등으로 일시적으로 침체되면서 투자자들이 잠시 여전채로 눈을 돌렸을 뿐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회사채 시장의 정상화와 함께 여전채 스프레드의 역전도 해소될 것이란 판단이다.
현대증권 윤원태 애널리스트는 "5월 중 회사채 발행이 주춤하면서 투자자들이 여전채로 눈을 돌렸던 것"이라며 "회사채 시장이 정상화되면 투자자들이 여전채에서 회사채로 다시 옮겨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또다른 한편에서는 여전채 강세가 ELS(주가연계증권)/DLS(파생결합증권) 또는 ABCP의 발행 증가와 맞물려 있다고 보면서 여전채만 떼어 놓고 전망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일부 ELS/DLS 등 구조화 상품의 경우 기초자산의 90% 가까이를 채권으로 구성하고 나머지를 옵션 상품에 투자하는데,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낮은 절대금리에 더해 플러스 알파가 가능한 구조화 상품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 경우 기초자산으로 편입되는 여전채의 인기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여전채 중 상당수가 구조화 상품을 내놓는 일부 증권사를 중심으로 소화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채 시장의 한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저금리 하에서는 ELS나 DLS의 발행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저금리가 얼마나 오래 갈 것이냐에 따라 여전채와 회사채 스프레드의 역전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시장 참여자 역시 "구조화 상품을 내놓는 쪽에서는 여전채 스프레드 축소에 배팅하는 것이 아니고 절대 수익률을 보고 가져가는 것이기 때문에, 구조화 상품에 대한 수요가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