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8 새벽 1시. 집에서
청소
아이들 재우고
설거지 마치고
걸레질합니다
당신 손길이 지나간 길입니다
수천 번 수만 번 지나간 길입니다
그대 그 길 기어다닐 때
나, 소파에 누워
신문 읽었습니다
그대 무릎에 푸른 멍들 때
나, 망상 속에 술 취해 있었습니다
당신 손은 지금
낯선 길에서 핸들 돌립니다
당신 마음 따라 핸들도 어지럽게 돌아
사고날 듯 위태위태
질주해 나갑니다
당신 손길 지나간
찬 바닥을 닦습니다
아무리 닦아도 윤기가 안 나
걸레질 멈추고
바닥만 바라봅니다
10.28 새벽 3시. 집에서
잠결에 창문 흔들려, 당신 오나 놀라 깹니다. 그저 문소리였습니다. 당신은 아직 바람 속인가요. 잠든 마음에도 촛불이 타들어가, 환해졌습니다. 아픔으로 아리게 밝아졌습니다
나를 향한 당신의 기다림이 소망이었을 어느 분수령까지, 당신도 이런 아림 갖고 계셨죠? 그 아린 통증을 내가 왜 쓰다듬어주지 못하고, 그대 가슴속 흔들리던 약한 촛불을, 내 하얀 입김으로 포근히 감싸주지 않았던가요
세월이 많이 흘렀군요. 무심이란 걸 사이에 두고,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감각이 그렇게 다르게 흘러갔나요? 아린 당신 가슴에 내가 차가운 물만 끼얹어, 그대 가슴 한여름에도 얼어붙어, 그만 고드름 되고 말았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