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문화

속보

더보기

[스타톡] '만신' 박찬경 감독 "작두타는 기분인데요"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만신'으로 상업영화 데뷔하는 박찬경 감독
무속신앙에 거리 두는 세태 오히려 이상해
"형 박찬욱 감독은 좋은 그늘이자 동반자"
 

[뉴스핌=글 장주연 기자·사진 강소연 기자] 영화가 시작됐는데 스태프들이 프레임 속에 남아 함께 고사를 지낸다. 기묘하고 특이한 시작이다. 그러나 말 그대로 시작에 불과하다. 러닝타임(104분) 동안 영화는 드라마와 다큐멘터리, 현대국악과 무가, 애니메이션과 인터뷰 자료, 그리고 재연까지 오간다. 조잡스럽지 않고 담백하게.

박찬경(49) 감독이 중요무형문화재인 만신(무당을 높여 부르는 말) 김금화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만신’을 들고 관객을 찾았다. 지금까지 영화 8편을 만들었지만, 장편영화 정식 스크린 데뷔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일까. 유수의 영화제에도 초청받았던 프로 박찬경은 지금 세상 그 누구보다도 떨리는 마음이다. 영화 개봉을 며칠 앞두고 마주한 그의 얼굴은 여느 입봉 감독처럼 잔뜩 상기돼 있었다. 

“작두를 타는 기분이죠(웃음). 우리가 흔히 극장에서 보는 영화와 많이 다르니까요. 무속 신앙을 다뤘다는 점이나 다큐와 드라마를 섞었다는 점이 그렇죠. 물론 그래서 예측 불가능하지만, 옳은 선택이었다 싶어요. 굳이 생존해 계신 분의 삶을 다루는데 전체를 극화할 이유도 없고, 영화라는 재밌는 언어가 있는데 그걸 버려가면서 작업할 이유도 없었죠. 저한테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영화예요.”

박찬경 감독이 이번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는 김금화 만신의 자서전 ‘비단꽃 넘세’다. 전쟁, 분단, 새마을운동 등의 긴 시기를 거치면서 역사와 직접 몸으로 부딪힌 사람, 그럼에도 원형을 보존한 무업을 하는 김금화 만신의 이야기는 박찬경 감독의 진심을 울렸다.

“선생님을 만나 뵙자마자 전쟁 통에서 겪었던 이야기를 해주셨죠. 인생의 여러 대목 중 딱 제가 듣고 싶었던 것이라 깜짝 놀랐어요. 뒷조사했나 싶을 정도로 등골이 오싹했죠(웃음). 사실 사회에서 가장 괴롭고 절박한 사람들을 상대하는 게 무당이에요. 근데 사회는 그들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죠. 세상 온갖 설거지는 다 해주면서 제일 구박받는 이상한 구조예요. 그럼에도 선생님은 큰 무당으로서 뭔가 한국사회 기여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계시더라고요. 화를 복으로 갚는 분이에요. 인간적인 존경심이 생겼죠.”

박찬경 감독이 민속문화와 토속종교에 관심을 갖게 된 건 7년 전 즈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연한 계기에 전통 무속신앙에 빠져든 그는 우리 고유문화를 양지를 끌어내기 위해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시작은 계룡산 신도안에서 명멸했던 토속 민중 종교들의 이야기를 그린 ‘신도안’(2008)이었다. 이후 형인 박찬욱 감독과 함께 연출한 ‘파란만장’(2010) 역시 무속신앙을 스크린에 담은 작품이다.

“무속신앙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게 더 이상하지 않나요?(웃음) 우리가 절에 간다든가 교회에 간다고 했을 때 이유를 물어보진 않잖아요. 언제부터 관심이 있었냐는 질문 자체가 무속이 이상하다는 생각, 현대에 안 맞는 거라는 관념에서 나온 거예요. 뒤집어 보면 이 역시 종교생활 중 하나일 뿐이죠. 그리고 종교를 떠나 말하자면 무속신앙은 수천 년 동안 내려온 한국의 오래된 문화랍니다. 그러니 이제는 존중하는 태도로 바라봐줬으면 합니다.”

사실 박찬경 감독의 전공은 영화연출이 아니다. 서울대학교에서 서양학을 전공했고 캘리포니아 예술대학교에서 사진학 석사를 마쳤다. 그는 미술평론이자 영상 아티스트고 또 영화감독이자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의 예술감독이다. 무슨 직업이 이렇게도 많으냐 묻자 자신의 직업을 하나둘 되새기던 그가 멋쩍게 미소지었다.

“정말 그러네요? 그런데 저는 분리가 안 돼요. 그게 더 자연스러운 거고요. 이것도 저것도 할 수 있는 거잖아요. 한 가지만 해야 한다는 거는 인생을 답답하게 만들어요. 또 원래가 작가들은 다 욕심밖에 없죠. 저도 욕심 덩어리고요. 대신 일 안할 때는 그냥 평범하게 보내요. 최근 몇 년 동안은 일이 너무 많아 쉴 틈이 없었지만, 시간 있으면 찍어놓은 사진을 보곤 하는 게 취미죠. 일 안 풀리면 남들처럼 자거나 술 마시거나 그러고요. 사색이요? 그럴 시간 있으면 자죠(웃음).”

이번 영화로 첫 상업영화에 도전한 박찬경 감독은 또 다른 영화를 준비 중이다. 장르는 미스터리 호러. 이제 각본을 마무리한 터라 아직 각색 작업이 많이 남았지만 이 역시 천천히 준비해 대중 앞에 내놓을 생각이다.

“준비 중인 상업영화는 아직 각색 작업할 게 많아서 영화는 빨라도 내년 초쯤 볼 수 있을 듯해요. 당분간은 ‘만신’ 프로모션에 집중해야겠죠. GV(관객과의 대화)도 참석하고요. 영화라는 게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니라 누군가가 만든 거고 그 만드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는 거니까 이렇게 관객과 이야기하는 것도 참 좋은 문화죠. 관객의 생각도 들을 수 있고요. 기대됩니다.”

지난해 8월 열린 영화 ′우리의 영화, 서울/ Seoul, Our Movie′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박찬욱 감독(왼쪽)과 박찬경 감독

“형 박찬욱 감독, 시원하고 좋은 그늘이죠”

박찬경 감독을 이야기할 때 박찬욱 감독을 빼놓을 수 없다. 형제지간인 두 사람은 ‘파킹 찬스(PARKing CHANce)’라는 이름으로 ‘파란만장’ ‘오달슬로우’ ‘청출어람’ ‘V’ 등 영화 작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특히 두 사람이 함께 만든 ‘파란만장’은 제6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단편 경쟁 부문 금곰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계에서 지나치게(?) 파급력이 큰 형 박찬욱이 그에게 좋은 영향만 끼칠 수는 없을 터. 형에 관련된 질문을 숱하게 받았을 박찬경 감독. 그에게 함께 영화하는 데 있어 형은 그림자냐 후광이냐는 돌직구를 던졌다.

“둘 다겠죠?(웃음) 아무래도 형 동생이라는 거 때문에 주목을 많이 받았고 사람들의 관심도 받게 됐잖아요. 그런 면에서는 후광이죠. 영화 후반 작업 해주는 회사라던가 개인들이 제 영화에 참여할 때도 맨땅에 헤딩하는 감독보다 아무래도 편하고요. 그렇지만 그늘도 분명 있을 거예요. 형하고 맨날 비교당하니까요. 근데 어두운 그늘이 아니라 시원하고 좋은 그늘이죠. 보통 형제들이 다 그렇듯이요. 그래도 제가 동생이라 다행이에요(웃음).

지금 형이랑 함께 기획 중인 작품은 없어요. 사실 ‘고진감래’(2013)가 끝난 지 얼마 안 됐잖아요. 그래도 너무 늦어서 못하게 되지 않는 한 형하고 또 작품을 하게 되겠죠.”



[뉴스핌 Newspim] 글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사진 강소연 기자 (kang12@newspim.com)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北 김여정 "바이낸스 해킹, 우리 소행 아냐"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이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Binance)에서 발생한 8조원대 규모의 암호화폐 탈취 사건과 관련해 미국이 북한을 배후로 지목한 데 대해 "황당무계한 낭설"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여정 노동당 부장은 2일자 담화에서 미국의 주장이 북한의 국제적 이미지를 훼손하려는 정치적 도발이라고 비난하면서, 오히려 미국이 절취된 암호화폐를 국가 자산으로 전환하려 하고 있다는 취지의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북한 해커 이미지. [사진=뉴스핌 DB] 김여정은 미 연방수사국(FBI)이 바이낸스 해킹 사건에 북한이 관여했다고 발표한 데 대해 "우리를 '사이버범죄국'으로 매도하려고 기도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여정은 미국의 주장이 "황당무계한 낭설이며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며 국제적으로 사이버범죄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무작정 북한과 연관시키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어 미국이 세계 각지에서 발생하는 사이버 사기 행위가 모두 북한의 소행인 것처럼 국제 여론을 오도하는 것은 "우리 공화국에 대한 엄중한 정치적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북한의 국제적 이미지에 손상을 주고 존엄과 국위를 폄훼하려는 불순한 시도이자 "새로운 영역에로 파생된 또 다른 엄중한 반공화국 주권침해행위"라고 규정했다. 김여정은 특히 미국이 지난해 불법적으로 절취된 암호화폐 자산을 몰수해 국가의 '전략예비비축금'으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사실을 거론하며 미국의 이중적 태도를 문제 삼았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 [뉴스핌 자료] 그는 "이른바 절취당한 거액의 암호화폐 자금이 회수되는 경우 누구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겠는지를 따져보면 이번 해킹 사건의 배후에 대한 단서가 주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해킹 책임을 부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국이 암호화폐를 국가 자산으로 확보하려는 정책 자체를 문제 삼으며 역공을 편 것이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김여정이 마치 미국이 암호화폐를 탈취해 국고로 귀속시키려 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점이 드러난다"고 말했다. 담화에서 김여정은 "이번 계기에 우리는 워싱턴의 대조선 적대적 자세를 다시금 확인했다"며 "우리는 미국이 우리 국가에 지속적으로 다양한 도발을 걸어오는 데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의 대북 적대적 태도에 대해 "대단히 불쾌하기 그지없는 미국의 적대적 태도에 대하여 우리는 여러 측면에서 재고해볼 문제들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이번 담화를 단순한 사이버 해킹 의혹에 대한 반박에 그치지 않고 북미관계 전반에 대한 불만과 대응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번 담화는 국무위원장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이 미국의 대북 사이버 범죄 의혹 제기에 직접 나서 강도 높게 반발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북한은 사이버 공격 의혹을 부인하면서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을 문제 삼고, 이를 주권 침해와 정치적 도발이라는 틀로 연결하는 모습을 보였다. 바이낸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6.10.31 mj72284@newspim.com 앞서 미 FBI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사이버 보안 경보를 통해 북한이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60억달러(약 8조원대) 이상의 가상자산을 탈취했다고 발표했다. FBI는 북한이 이번 범행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북한의 해킹 활동과 연관된 가상자산 지갑 주소 목록도 공개했다. yjlee@newspim.com 2026-11-03 07:11
사진
李대통령 부부 여권정보도 노출됐다고?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 부부를 비롯한 대통령 전용기 탑승자 168명의 개인정보가 온라인에 유출된 사건에 대해 경찰이 내사(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 3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전날 공군 1호기 탑승자 명단과 개인정보가 인터넷에 노출된 사건에 대한 입건 전 조사에 들어갔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지난 21일 81차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9.22 photo@newspim.com 유출된 자료는 지난 6월 한 보안 관련 사이트에 올라온 '탑승객 명단(대한민국-벨기에)' 파일이다. 이 파일에는 이 대통령 부부와 정부 주요 인사, 청와대·외교부 직원, 대통령경호처 경호원, 청와대 출입기자 등 168명의 개인정보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노출된 정보는 국문·영문 이름과 소속·직책, 생년월일, 여권번호, 여권 발급일·만료일 등이다. 해당 파일은 대통령의 유럽 순방을 앞두고 악성코드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 과정에서 보안 관련 유료 사이트에 게시된 것으로 추정된다. 순방 전인 6월 2일부터 약 5개월간 외부에 노출됐으며, 현재는 열람이 차단된 상태로 알려졌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대통령 등 개인정보 유출 대응을 위해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임광현 대통령비서실장은 "대통령 순방단의 개인정보 유출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유출 경위와 정보 노출의 범위, 실제 피해 여부를 철저히 조사하고 관계기관의 관리 책임을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alebcao@newspim.com 2026-11-03 10:28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