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이수호 기자] CJ제일제당이 식품업계 최초로 빅데이터를 통한 트렌드 전략 수립에 나서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식품업계에서 빅데이터 활용에 나선 것은 글로벌에서도 사례를 찾기 힘든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사실 빅데이터는 한동안 산업계 전반에서 떠오르는 마법의 단어였다. 각 기업이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하겠다는 의미로 주로 활용됐지만 어디까지가 빅데이터이며, 이 활용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아직도 이견이 분분하다. 때문에 이를 활용한다고 선뜻 나서는 국내 기업은 많지 않았다.
그런 와중 식품업계 최초로 빅데이터 활용을 선언한 CJ제일제당은 무엇을 얻고, 무엇을 이룰 생각일까.
빅데이터 전략의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남성호 CJ제일제당 트렌트전략팀 팀장을 15일 직접 만나봤다.

사실 남 팀장이 CJ제일제당에서 해온 일은 빅데이터 분석이 아닌 ‘리서치 분석’에 가까웠다. 그가 빅데이터 분석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된 것은 지난해 11월. 마케팅리서치센터가 트랜드전략실로 개편되면서다.
남 팀장은 “트렌드전략팀의 전신인 ‘마케팅리서치센터’는 소비자조사, 시장판매 데이터 등 결과치에 대한 현상의 문제점을 찾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하지만 트렌드가 급격하게 변하면서 후 대응이 아닌 트렌드 선점에 목표를 두고 빅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빅데이터 분석 과정을 트렌드와 별개로 해석하게 되면 자칫 실제와 엉뚱하게 작의적인 결과물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트렌드전략팀의 보고서는 항상 14명 팀원이 배석한 토론에서 주관적인 해석을 걸러내는 작업에서 시작된다.
CJ제일제당 트렌드전략팀이 가장 먼저 내놓은 키워드는 바로 ‘직장인이 가장 피곤을 느끼는 것은 월요일 오후2시~4시 사이’라는 결과였다. 여기에 의학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이 피크 시간을 2시 16분으로 예상했다.
여기서 탄생한 것이 바로 쁘띠첼 스윗푸딩의 ‘피곤한 월요일 2시 16분, 푸딩하자’ 이벤트다.
남 팀장은 “현재 CJ제일제당 스위푸딩의 시장 반응은 폭발적으로 공급 부족으로 인해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구매 방법을 물어볼 정도”라며 “이것을 모두 ‘푸딩하자’ 이벤트 때문이라고 하기는 힘들지만 페이스북 이벤트의 ‘좋아요’ 숫자는 점점 확대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직장인을 타겟으로 했기 때문인지 스위푸딩의 이같은 ‘직장인 마케팅’은 기업 시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스위푸딩은 여타 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 등이 다방면으로 논의 중이다.
남 팀장은 “SNS 환경에서는 익명성이 보장돼 있어 제품이나 심경에 대한 진솔한 기술이 가능하다기 때문에 기존 시장조사 기관을 통한 접근보다 결과물이 풍부하다”며 “온라인데이터는 실시간 업데이트되니까 바로바로 분석이 가능하고 보다 예상치 못했던 팩트를 발견할 수 있게게 된다”고 말했다.
단적으로 남 팀장은 ‘캠핑장의 냉면’ 사례를 돋보이는 사례로 꼽았다. 최근 캠핑이 대중화되면서 캠핑장에서 냉면을 먹는 수요가 급증했던 것. 빅데이터를 통해 분석한 결과 아이스박스에 얼린 냉면 육수를 아이스팩 대용으로 넣고 캠핑 가는 사람들이 생겼던 것이다. 캠핑 성수기인 여름은 냉면의 성수기이기도 하다.
남 팀장은 “이런 빅데이터를 활용해 대형마트 캠핑용품 매대 인근에 냉장 냉면 제품을 배치하는 등의 연계마케팅이 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현 시점 CJ그룹에서 남 팀장의 ‘빅데이터 분석’은 신선한 도전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는 “처음 트렌드에 대한 보고서를 내부 구성원이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전혀 영업팀, 감사팀부터 전혀 무관해 보이는 법무팀까지 이를 정독했다”며 “어떤 팀장께서는 컬러로 출력해 아예 회람판을 만들어 팀원끼리 돌려보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단지 메일로 공유한다면 안보면 그만일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이 보고서는 CJ그룹 내에서 빅데이터의 역할과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첫 이정표였다.
그는 “조직마다 서로 관심이 많았다”며 “신제품에 개발이나 디자인 등에 첨부되는 등 예상했던 것 보다 조직의 호응도와 파급력이 컸다”고 회상했다.
실제 이날 CJ제일제당센터에서 만난 남 팀장은 시종일 바쁜 모습이었다. 예정보다 길어진 경영진 보고로 점심식사도 챙기기 힘들었고 인터뷰 중에도 그의 전화기는 수시로 울려대기 바빴다. 그가 이끄는 트렌드전략팀이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간 맡은 프로젝트는 약 70개에 달한다.
이중 시장에 대한 이해를 위한 프로젝트를 제외한 40여개의 프로젝트는 그룹내 전략수립 과정에서 약 80% 이상 반영됐다. 과거 마케팅리서치 프로젝트에서는 생각하기 쉽지 않은 일이었다.
남 팀장은 “내부의 전문 컨설팅 조직이 되지 않으면 우리에게 비전이 없다고 보고 있다”며 “생각보다 현업에서 실행·반영되는 프로젝트가 많았다. 그룹의 경영진들도 최근 빅데이터 전략에 대해 굉장히 흡족한 반응을 보이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가장 고무적인 것은 이같은 트렌드전략이 그룹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CJ그룹은 지난해 빅데이터 전문가를 외부에서 영입하다는 등의 준비도 착실하게 진행돼 왔다.
그는 이어 “CJ그룹의 다른 계열사에도 리서치 조직이 있는데, 최근 다른 계열사의 사람을 파견 보낼테니 트레이닝 시켜달라는 요청도 받았다”며 “각 계열사의 빅데이터 전문 인력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우리가 교육까지 맡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이는 아직 첫걸음에 불과하다. 빅데이터를 토대로 한 시장예측이 아직 경쟁사와 이렇다 할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고 구체적인 실적과의 연계성을 보여야한다는 점도 앞으로의 과제다.
남 팀장은 “아직 CJ제일제당의 빅데이터 전략은 걸음마 단계로 SNS에서 발생하는 버즈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하지만 현재 자체 플랫폼을 개발 중이고 빅데이터 분석에 따른 전략을 앞으로 더욱 다방면에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SNS중심의 분석이 핵심이지만 향후 매출과의 연계성, 고객 내부 데이터를 연계를 통한 빅데이터 해석이 가능해질 것이다”라며 “앞으로 기업전략 전반의 핵심으로 빅데이터 조직이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