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16개 은행사를 상대로 KT ENS의 협력사 6곳이 벌인 3000억원대의 대출사기 사건에 대한 경찰 조사가 한창이다. 동시에 금융권의 관심은 벌써부터 대출 은행들이 대출금액을 과연 얼마나 회수할 것인가에 쏠려 있다.
특히 범행을 주도한 6개 협력사의 대출상환 능력이 크지 않을 것이란 판단 속에 벌써부터 KT의 자회사인 KT ENS의 법적 책임 문제가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까지 KT ENS의 협력업체 6곳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금융권이 대출한 금액은 약 2800억원이다.
이 중 상당한 금액이 KT ENS에 대한 휴대폰 매출채권을 담보로 한 것으로 금감원은 추정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는 여신을 본 것이지 수신 쪽을 본 것이 아니라서 정확한 금액은 알 수가 없고 급하게 발표한 것이기 때문에 좀 더 조사를 진행해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SPC에 출자한 6개 회사의 매출액이나 재무상황을 고려할 때 채무상환 능력은 미지수다. 이 때문에 KT의 자회사인 KT ENS 쪽에 금융권이 법적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크다. 소속 직원이 가짜 매출채권을 발행했다는 것이 문제.
이 관계자는 "은행들이 SPC에 출자한 회사에 먼저 책임을 묻겠지만 이 회사들도 규모가 있는 회사가 아니라서 얼마나 대출금을 건질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며 "그러면 KT ENS의 책임 여부에 따라 대출금 회수 정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KT ENS는 이번 금융대출사기 사건의 주체가 아님을 누누이 강조하며 직원 개인의 불법행위라는 점을 들어 거리를 두고 있다.
이 경우 회사의 사용자 배상책임(피용자가 사업 집행과 관련하여 제3자에게 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회사가 배상할 책임)을 인정할 것인가가 문제다.
현행법은 사용자, 즉 회사의 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인정하도록 돼 있지만 우리 법원은 폭넓게 사용자 책임을 인정해, 사실상 무과실 책임 원칙이 적용되고 있다.
회사가 적극적으로 자신의 과실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배상 책임을 면하기 어려운 것이다. 특히 이번 사건처럼 은행 측의 주장대로 KT ENS의 인감이 사용됐다면 KT ENS는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다만, 이 경우에도 은행 측의 과실 여부에 따라 일부 금액은 상계된다.
금융권의 한 변호사는 "은행 측의 책임은 없는지, 즉 매출채권의 진위여부를 합리적인 의심을 갖고 확인했는지 등 제반 상황을 고려해 법원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서 하나은행 등 금융권은 매출채권에 찍힌 인감만 믿고 대출을 덥석 해줬다.
게다가 KT ENS는 네트워크 구축업체로서 휴대폰 매매사업은 2011년과 2012년에 각각 200억원 규모로 잠깐 했을 뿐 이후로는 전혀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공시만 제대로 살폈어도 이번과 같은 참사는 피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이다.
아울러 은행 쪽 내부에 공모자가 있었다는 의심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만약 해당 은행 쪽에 공모자가 있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에 배상금액은 크게 축소될 전망이다.
이 변호사는 "은행 내부에 공모자가 있었다면 은행 쪽이 전혀 돈을 받지 못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