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약 2000억원대 횡령 및 탈세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현 CJ그룹 회장 3차 공판에서는 비자금 조성 및 관리 등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진행됐다. 특히 이날에는 2008년 CJ 살인교사 의혹의 당사자로 꼽혔던 이 모 전 CJ 재무2팀장이 증인으로 소환됐다.
그는 CJ그룹에서 해직된 이후 이 회장에게 ‘CJ는 저에게 조국입니다’로 시작하는 장문의 편지를 보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김용관) 심리로 진행된 이 회장 3차 공판에서는 이 전 팀장의 증언을 두고 변호인과 검찰이 치열한 수싸움이 펼쳐졌다.
이 전 팀장은 검찰 측 증인으로 이 회장이 기소되기까지 핵심 진술을 제공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CJ그룹에서 재무2팀은 이 회장의 재산관리 업무를 맡아왔다. 실제 검찰 측이 확보한 핵심 ‘비자금’ 자료의 내역은 그가 퇴사 후 보관하고 있던 자료였다.
이날 핵심 쟁점은 이 비자금의 용처가 무엇이었냐는 점이다. 검찰 측은 이 회장이 CJ제일제당(당시 제일제당)으로부터 법인자금을 603억원을 비자금으로 조성해 개인 사익을 위해 썼다고 주장하는 반면 이 회장 측은 법인자금은 어디까지나 공적인 용도였을 뿐이라고 맞섰다.
이날 공개된 이 회장의 일계표에 따르면 비자금은 크게 이결산(이재현 회장의 실명주식과 CJ제일제당 부외자금)과 손결산(차명주식 자금)으로 나눠진다.
이 전 팀장은 “이결산 자금과 손결산 자금을 구분해서 관리하지 않았다”며 “사내 금고에 구분없이 현금을 쌓아뒀고 이 자금을 회사를 위해 쓴다는 말은 들어본 적 없다. 재무2팀의 임무는 어디까지나 이 회장 개인 자금 관리였다”고 진술했다.
일계표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 자금을 통해 장충동 자택의 보수, 관리부터 미술품 구입, 와인 구입, 고급 수입차 매입까지도 진행했다.
이 팀장은 “공적자금과 개인적 사용인지 구분할 수 없지만 개인 재산인만큼 개인적 활용이 맞다고 본다”며 “격려금도 어디까지나 더 충성을 요구하기 위한 회장실 인사들을 중심으로 배부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 측은 이 전 팀장이 실제 재무2팀 업무를 진행한 시간도 짧아 업무에 대한 이해가 없을 뿐 아니라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있다.
변호인 측은 “이 전 팀장이 일계표를 작성한 것은 2팀장을 맡은 뒤 인수인계가 진행된 2005년 7월에서 11월까지를 제외하면 사실상 12월 한달 뿐 아닌가”라며 “근무가 짧아 잘 모르는데도 불구하고 안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재무 2팀은 이결산 담당과 손결산 담당 직원이 각각 따로 뒀었고 이들은 금고 내 자금 보관을 따로했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이 전 팀장은 퇴사 후 CJ 임원에게 자료의 존재를 암시하며 금전 요구를 우회적으로 표현한적이 있지 않나”라고 물었다.
이 전 팀장은 “사실이 아니다. 삼성그룹과 상속 소송이 제기된 이후 CJ에서 먼저 연락이 와서 만났던 것”이라며 “퇴사 후 6년 동안 자료를 보관한 것은 1년간 수감생활을 하면서 구석구석있는 자료를 정리할 기회를 갖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변호인은 이 회장의 수입차, 와인, 그림 등이 모두 손결산 자금으로 집행됐다는 자료를 공개했다. 즉, 개인적 비자금 활용은 어디까지나 차명재산을 통한 것이지 법인자금이 포함된 이결산 자금을 활용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에 앞서 이날 공판 오전에 소환된 이 모 전 제일제당 경리팀장은 “1998년부터 2005년까지 재무2팀에 현금 603억여원을 전달했다”며 “사용처 증빙 자료가 없는 부분은 허위 영수증으로 처리했다”고 진술했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는 이 회장의 사금고가 도면까지 적나라하게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증언에 따르면 이 회장의 사금고는 남산 CJ 사옥 14층에 회장 집무실 옆에 위치해 있고 13층의 재무2팀 사무실과 직접 연결되는 별도의 계단까지 구비했다. 금고를 출입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시건장치를 거쳐야하고 작은 금고를 거쳐 큰 금고로 가기 위해서는 패스워드를 입력해야하는 리모콘까지 지녀야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