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금융당국이 통장 발급 절차를 강화할 예정이어서 5분 만에 통장을 개설하기가 불가능해져 '대포통장'이 줄어들 전망이지만, 이에 따른 통장 발급 관련 민원 증가가 예상돼 영업점 현장에서의 세심한 주의와 함께 시민들의 이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포통장은 통장 명의자와 실사용자가 다른 비정상적 통장으로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등 금융사기의 자금 수취 수단으로 악용되는 통장을 말한다.
농협은행과 단위조합은 금융권에서 가장 많은 대포통장이 발급된 불명예를 안고 있다. 상대적으로 많은 점포수와 고령층 단위조합 고객의 취약성, 상대적으로 느슨한 단위 농협의 통장 개절 절차 등이 범죄자들의 표적이 돼 왔다.
농협은행은 이런 불명예를 씻기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신규 통장 발급 시 근거지가 아닌 곳에서 통장을 만들 경우 재직증명서나 사원증 등 객관적인 증빙자료를 요구하면서 발급 절차를 까다롭게 했고, 이 결과 실제 대포통장 발급 비중이 줄어드는 결실을 보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1년 10월 이후 올해 6월까지 농협 단위조합과 농협은행에서 만들어진 대포통장 비중은 전체의 각각 44.5%, 23.5%였지만, 7월부터 10월말까지 이 비율은 34%, 21%가량으로 하락했다.
금융기관은 2011년 10월 시행된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보이스피싱 사고 발생 시 금감원에 이용계좌를 보고하고 있다.
하지만 통장 발급에 필요한 요건을 강화하자 이 과정에서 통장발급 민원이 증가하는 의도치 않은 상황이 빚어진 것이다. 앞의 관계자는 "통장개설사유서 등을 창구에서 받으면 서비스를 받는 입장에서는 민원 대상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농협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반적으로 하락 추세에 있던 농협은행 전체 민원수는 6월 이후 다시 상승추세로 전환하는 모양새다.<그래프 참고>
농협은행 관계자는 "대포통장 근절 대책과 민원 증가는 크게 상관이 없다"며 "영업점에서 통장발급 절차를 강화한 취지를 고객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대포통장 발급 등 금융사기 방지를 위해 5분 만에 통장 개설이 끝나는 관행을 개선코자 통장 발급 절차가 꼼꼼한 외국계 은행들의 모범 사례를 정리해 가이드라인으로 삼고 금융권을 지도할 방침이다.
장홍재 금감원 서민금융사기대응팀장은 "대부분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하는 이들은 한달 내 복수로 통장을 만들 이유도 없고 불편을 겪는 일이 별로 없을 것"이라며 "피싱 등 금융사기로 피해를 보는 이들도 서민이라 대포통장을 줄여야 서민 피해도 줄일 수 있다"고 시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금융소비자원 관계자는 "(발급 절차가 까다로워지면) 통장 발급에 다소 시간이 걸려 소비자 입장에서 불편할 수 있지만, 금융사기를 방지하기 위해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며 "현장에서 취지나 배경을 설명하면서 진행한다면 불편함이나 어려움은 해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