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에 이용된 대포통장 3개 가운데 2개가 농협 단위조합과 NH농협은행에서 발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문제를 발견하고 지난해 11월 농협중앙회와 농협은행 등에 보이스피싱 이용 계좌 축소를 위한 지도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성완종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보이스피싱에 이용된 계좌의 68.7%가 농협 단위조합 및 농협은행 계좌였다. 이어 국민은행(12.6%), 외환은행(4.3%) 순이었다.
금융기관은 2011년 10월 시행된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보이스피싱 사고 발생 시 금감원에 이용계좌를 보고하고 있다.
금감원은 법 시행 1년후인 지난해 11월, 관련 데이타를 분석한 후 보이스피싱에 사용된 대포통장이 지나치게 농협에 쏠려 있다는 점을 파악하고 농협중앙회와 농협은행에 대책을 요구했다.
당시 금감원은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에도 같은 지도를 내렸지만, 초점은 농협에 맞춰져 있었다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농협의 (보이스피싱 대포통장) 비중이 너무 커서 지난해 정식으로 11월 27일에 제도 개선을 하라는 지도공문을 내려보냈다"며 "국민은행, 외환은행에도 같은 공문을 보냈지만, 특히 농협에 대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농협 통장이 보이스피싱 대포 통장으로 많이 이용된 배경으로 많은 점포수와 단위 조합 고객의 취약성, 상대적으로 느스한 단위 농협의 통장 개설 절차 등을 지목했다.
우선 농협의 점포수가 많아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이 그만큼 돈을 인출하기 수월하다는 것이다. 실제 단위조합과 농협은행의 점포수는 5725개로 금융기관 전체 점포수의 절반에 육박한다.
농협 조합 이용 고객의 취약성이 반영됐다는 시각도 있다. 앞의 금감원 관계자는 "통장을 양도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생활이 어렵거나 금융을 잘 모르는 취약계층"이라며 "농협 단위 조합 고객 중에는 노인층이나 사회적으로 생활이 어려운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시중은행이나 농협은행과 달리 농협 단위조합에서는 아무래도 통장 개설이 느슨한 편"이라며 "단위조합은 독립법인이라 은행과 달리 일사분란하게 통솔이 안 되는 점도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통장을 양도할 때는 처벌을 받는다는 안내나 한달내에 두개 이상의 통장을 만들 때 거치는 금융거래 목적 확인 등의 절차가 아무래도 단위농협에서는 상대적으로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사기이용계좌를 막기 위해 TF팀을 구성해 의심계좌 모니터링 시스템을 확대 개발할 것"이라며 "신규계좌에 대한 해피콜서비스도 실시해 대포통장을 이용하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하는 방안 등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성 의원은 "사기이용계좌가 농협 등과 같은 특정은행에 집중되는 것은 해당 은행이 보안에 취약하기 때문"이라며 "금융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사기이용계좌가 많이 발급된 금융사에 관리감독을 강화한다든지 보이스피싱으로 인해 피해자들이 본 금전적인 손실을 금융사들이 일부 부담하는 등의 적극적인 대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