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케이클라비스투자자문. 장 마감과 동시에 예정돼있던 인터뷰 시간에 맞춰 찾아가자 구 대표는 일어선 채 책상에 놓인 모니터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1988년 동원증권에 입사, 업계에 첫 발을 디딘 지 20년이 지났지만 모니터를 통해 시장 하락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진지함이 묻어났다.
◆ "증시, 10% 추가 상승 여력‥外人 다시 살 것"
"중국 3중전회가 당초 기대에 못 미쳤다는 시각이 일부 작용했던 것 같아요. 외국인이 내다 판다는 표현보다는 순매수가 줄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해요. 잠시 쉬고 있는 것이지요. 최근에 조정을 받고 있지만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에는 변함이 없어요. 10% 수준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달 사상 최장기간 '바이 코리아' 행진을 이어갔던 외국인이 잠시 주춤하자 코스피는 2000선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때마침 미국의 테이퍼링 실시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하지만 그는 내년 시장 전망을 낙관했다. 국내 투자자들과 외국인들이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소 엇갈리고 있지만 내년 초에는 국내 투자자들의 관점도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향후 1년 외국인들이 다시 한국을 살 것입니다. 국내 투자자들은 아직 한국 내수경기가 부진하다고 보고 있지만 외국인은 국내 성장률, 수출, 환율 등을 봤을 때 다른 이머징 국가보다 한국이 낫다고 여기고 있는 거죠. 내년 초 내수 경기가 회복되는 신호가 나오면 국내 투자자들도 시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할 것입니다."
최근 곡물가 하락에 따른 식품주를 포함한 패션주 등 일부 내수주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장주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각도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주가 멀티플 8.8배로 애플 대비 싼 편입니다. 오랫동안 좋아질 수 있는 주식이죠. 내년에도 실적이 별로 쉴 것 같지 않아요. 반도체 이익이 늘어나면서 내년에도 이익이 올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 "인덱스 이길 것..점점 자신감이 생겨"
"시장이 떨어질 때나 오를 때 모두 잘해야 합니다. 쉽지 않죠. 항상 최선을 다하고는 있지만 지수가 떨어질 때 방어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해요. 꾸준히 인덱스를 이길 것입니다."
지난해 10월 말 미래에셋을 나오고 1년의 시간이 지났다. 당시 시장에서는 구 대표가 미래에셋을 떠난 이유만큼이나 향후 행보에 대해서 크게 관심을 가졌다.지난 6월 투자자문사 설립 기사가 언론에 쏟아지자 "요즘 여의도에서 매니저들 관심은 구재상 뿐"이라고 전한 펀드 매니저도 있었다.
'구재상'이라는 파워는 업계 불황 속에도 5개월만에 약 3700억원의 뭉칫돈을 이끌어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한화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등을 통해 판매된 자문형 랩은 설정 후 20%대의 수익으로 주목을 받았다. 조선, 화학, 인터넷 내수주에 주목한 그의 전망이 맞아 떨어진 영향이다.
"퍼포먼스(성과)에 대한 부담은 항상 있지만 처음 회사 설립할 때보다 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제가 1988년 이후 계속 주식과 함께 했었잖아요. 시간이 흐를수록 제가 했었던 일이니깐 잘해나갈 것이란 믿음이 들어요."
◆ "투자는 매도 타이밍 중요..자만하지 않을 것"

"이전에는 공휴일 말고 평일날 한번도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었어요. 7개월 간의 공백 기간 동안 쉬다 보니 휴식이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달았어요. 예전에는 거리를 지나가도 아무 생각 없이 다녔지만 지금은 풍경을 보고 '아름답다', '예쁘다' 하는 생각이 든다니깐요. 조그만 일에도 감동받고 또 그런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변화는 구 대표 손에 있는 아이패드다. 주로 일정관리, 메모, 연락처 저장 등의 용도로 활용하지만 자문사를 설립하면서 직접 스케줄을 체크하고 기관 등 투자자들을 만나는 구 대표에게는 필수품이 되어버렸다.
"사실 처음에는 적응하는데 좀 애를 먹기도 했지만 이제는 회의시간에도 꼭 들고 참석해 메모하고 직접 약속 시간이랑 장소도 다 저장하는 제 필수품이 됐죠. 저장해야 할 명함도 아직 많이 쌓여있어요."
60대 이상의 은퇴자들이 태블릿 PC를 처음 배우느라 시간이 걸리지만 구 대표는 그보다 젊을 때 시작했다며 매사 긍정적인게 좋은 것 아니겠냐며 웃어보인다.
현재 17명의 직원도 연말까지 20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직원을 뽑는 것은 회사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것이란 생각에서 사람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을 생각이다.주로 리서치 쪽의 역량을 충원할 것이란 계획도 전했다. 리서치 쪽 인력 보강에 대해 주위에서도 꽤 관심을 갖는 편이다. 케이클라비스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기도 하지만 증권사 불황 속에 리서치센터가 인력을 줄이는 영향도 있을 것 같다는 질문에 구 대표는 "그런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주식 투자자들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질문에는 "투자는 매도도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매수 만큼 매도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여유자금을 가지고 투자해야해요. 특히 무조건 한번 사놓고 기다리는 것이 장기 투자는 아니에요. 수익률, 환경 등 많은 것을 체크하면서 포트폴리오도 조정할 필요도 있어요. 한 종목에 올인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고요."
자신을 믿고 맏겨준 투자자들을 위해 잘해야만하고 잘 하겠다며 절대 자만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구 대표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앞날을 내다 보고 투자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사람이 완벽할 수는 없잖아요. 그래도 실수가 생긴다면 그것을 최소한으로 줄이려고 하고 있어요."
[뉴스핌 Newspim] 이에라 서정은 기자 (ERA@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