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정비사업의 인기가 예전만 못한데 조합원들이 재건축 이후 삶의 질을 높이기보다 이익 창출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대부분 사업장의 사업 속도가 지지부진하다.”(서울 용산구 한남동 인근 국제공인중개소 사장)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서 ‘미운오리새끼’로 전락하고 있다. 사업 초창기 조합원 입주권을 매입했다가 사업 진행이 제대로 안돼 목돈이 묶인 사례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보통 재건축을 하면 가구수가 기존보다 20~30% 늘어난다. 늘어난 물량을 일반분양 해 조합원이 이익을 취하는 구조다. 하지만 일반분양이 실패로 돌아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특히 주택경기가 크게 위축된 시기에는 입지가 좋더라도 일반분양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 그만큼 투자 리스크(위험)이 높아진 것이다.

◆주택경기 하락에 투자 리스트 증가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재건축·재개발이 장기적인 주택경기 하락으로 활기를 잃고 있다. 7~10년이란 시간을 거쳐 노후 아파트가 새아파트로 변신해도 대부분 큰 시세차익을 거두기 힘든 구조로 변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조합원 분양가와 일반 분양가의 격차가 줄었기 때문이다. 호황기에는 조합원 분양가를 낮게 책정하고 일반 분양가를 높게 잡아 개발이익을 극대화했다. 이런 구조 때문에 조합원 입주권을 미리 사들여 개발사업이 종료되면 높은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었다.
서울 송파구 일대 주공 1~4단지(총 1만8105가구)가 대표적이다. 주공4단지의 전용 56㎡은 2003년 아파트 착공 직전 입주권 시세가 5억~5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2008년 입주 당시에는 10억원을 웃돌았다. 이 조합원이 전용 85㎡의 입주권에 분담금으로 1억원 안팎을 지불한 것을 감안하면 4억원을 넘는 시세차익이 남았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점도 일반분양가를 높게 잡을 수 없는 이유다. 지난 2007년 전면 도입된 분양가상한제는 사업장의 건축비, 땅값, 적정이윤 등을 더해 산정된 분양가격 이하로 공급해야 하는 제도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2000년대 중반까지는 일반 분양가를 높게 잡아도 분양에 무리가 없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조합원들의 개발 차익이 높았다”며 “하지만 특정 입지가 아니면 일반분양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데다 분양가상한제도 시행되고 있어 조합원과 일반분양가의 격차는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노른자위 단지의 가치는 여전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발호재가 풍성하고 입지가 뛰어난 단지들은 여전히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교육과 교통, 편의시설이 뛰어난 환경에서 거주하고 싶은 수요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강남권에 위치한 서울 잠실동 주공5단지와 개포 주공단지, 반포동 신반포단지 등이 대표적이다. 사업이 속도를 낼 때마다 기대심리가 반영돼 시세가 꿈틀대는 현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다만 옛날처럼 단기간에 투자대금의 배 이상이 뛰는 시대는 다시 오기 어렵다는 시선이 우세하다.
임채우 국민은행 부동산PB팀장은 “잠실주공5단지와 둔촌주공단지 등 주요 아파트에 대한 재건축 후 시세차익 시물레이션(simulation)을 돌려보면 2억원가량은 기대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며 “다만 주변시세가 더 떨어져 분담금 규모가 늘고 사업지연이 장기화되면 실익 규모는 보다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택경기 불황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다 조합원분양가와 일반분양가 차이가 크지 않아 사업초기에 과감하게 뛰어드는 투자자들이 많이 줄었다”고 덧붙였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대체 불가능한 주변 인프라를 보유한 만큼 자금 여력이 있는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매력 있는 시장이다”며 “그러나 조합원 간 마찰과 내부적인 잡음으로 생기가 도는 사업장이 적어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