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머징마켓의 통화 급락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터키와 브라질이 강도 높은 개입에 나섰다.
터키 정부가 3억5000만달러 규모의 시장 개입을 단행, 리라화 하락에 제동을 건다는 움직임이다. 브라질 중앙은행 역시 연말까지 600억달러에 이르는 달러화 공급을 통해 헤알화를 방어하기로 했다.
아시아 이머징마켓이 1990년대 후반의 위기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과 별도로 최근 자산 가격 급락을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특히 아시아와 남미의 신흥국 정부가 통화 방어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경고다.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이머징마켓의 자금 이탈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상황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예상보다 커다란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꼬리를 물고 있다.
하버드 대학의 카멘 레인하트 경제학 교수는 “최근 수년간 유동성 잔치를 벌였던 이머징마켓에서 자금 이탈이 지속될 경우 상황이 크게 나빠질 수 있다”며 “디폴트와 금융위기, 외환위기 등 최악의 시나리오가 가시화될 수 있고 이에 따른 2차, 3차 파장이 몰아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터키와 브라질 뿐 아니라 주요 신흥국 사이에 시장 개입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노무라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외환보유액은 올해 고점 대비 26%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또 21개 주요 이머징마켓의 외환보유액이 연초 고점에서 1530억달러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08년 이후 최대폭의 감소라는 것이 노무라의 설명이다.
골드만 삭스 자산운용의 야코프 아모폴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머징마켓의 중앙은행이 시장 개입에 나서는 것은 통화 가치 방어보다 환율 급등락을 진정시키려는 의도가 더 커 보인다”고 전했다.
인베스코의 에릭 린덴바움 이머징마켓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터키를 포함한 이머징마켓 중앙은행이 현 수준에서 더욱 극단적인 행보를 취할 수 있어 우려된다”며 “터키 중앙은행의 과도한 시장 개입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일부 투자자들은 오히려 리라화에 대해 하락 베팅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은행의 개입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면서 시장 혼란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글렌데본 킹 애셋 매니지먼트의 야닉 노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머징마켓의 중앙은행이 외환시장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대다수의 투자자들은 정책자들이 어떤 조치를 취하든 신흥국 통화가 하락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