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국내 출시를 앞둔 전기차가 ‘빛 좋은 개살구’가 되고 있다. 환경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 정책이 제 각각인 만큼 판매 가격도 다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전기차 민간 보급에 앞서 시장 혼란과 완성차 업체의 출혈 경쟁이 우려될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사전예약 판매를 시작한 르노삼성차 SM3 Z.E.는 보조금 지원에 따라 가격이 1500만~4500만원으로 나타났다.
SM3 Z.E. 판매 가격은 4500만원. 환경부 보조금 1500만원에 서울시 보조금 1500만원을 지원받으면 1500만원에 SM3 Z.E.를 구입할 수 있다. 서울시는 카쉐어링 사업자만 보조금을 지원한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는 4500만원 제값을 다 줘야 한다. 환경부와 서울시 보조금은 일반 소비자에게 지원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 소비자가 정부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각 지역에 따라 전기차 보급 사업이 달라서다. 보조금은 지역마다, 사용 목적에 따라 제 각각이다.
대규모 산업 단지가 위치한 경남 창원, 전남 영광, 경북 포항 등은 산업단지 내에서 업무용차를 전기차로 바꿀 때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일반 소비자가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만큼 ‘빛 좋은 개살구’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일반 소비자 보급에 앞서 전기차 실효성을 각 지역 사업에 먼저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2015년 후 일반 소비자에게도 정부 지원을 시행할 예정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2015년 이후 ‘저탄소차 협력금제도’ 도입 예정”이라며 “탄소배출이 적은 차를 대상으로 보조금을 지원할 계획인데 전기차는 탄소배출이 없어서 가장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차를 포함한 기아차, 한국지엠 등 업체는 전기차 시범 사업이 한창인 제주도를 주목하고 있다. 제주도는 2030년까지 ‘탄소 없는 섬(Carbon Free Island)’을 선언하고 2020년까지 도내 일반 자동차의 30%인 9만4000대를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이다.

완성차 업체는 제주도에 전기차가 증가하면 정부가 타 지역 및 일반 소비자까지 보조금 지원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주도는 전기차 구입 시 환경부 보조금 1500만원과 제주도 보조금 800만원을 지원한다. 올해 전기차 보조금 지원 대상을 160대로 한정했다. 보조금 지원 대상은 일반 소비자 및 민간 기업 등 도민이다. 다만 ▲국가유공자(1~3급) ▲장애인(1~3급) ▲다자녀 가정(3자녀 이상) 등을 우선 지원하므로 일반 소비자의 보조금 지원은 사실상 어렵다.
제주특별자치도 지식경제국 스마트그리드과 관계자는 “이달 26일까지 전기차 보조금 지원 접수를 받고 있는데 현재 80명이 접수했다”며 “내년에는 올해 160명 보다 두 배 정도 늘린 300명이 지원받을 수 있도록 환경부에 예산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차는 내년 전기차 지원 정책이 다소 안정될 것으로 보고 연간 4000대 SM3 Z.E.를 국내 판매할 계획이다. 르노삼성차 외에 기아차는 레이 전기차, 한국지엠도 스파크 전기차를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앞서 스파크 전기차는 지난 5월 미국으로 수출됐다.
관련 업계에선 전기차 보급은 업체 보다 정부 예산 틀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정부의 전기차 보급 계획은 1000대다. 이 같은 추세로 볼 때 르노삼성차 전기차 판매 목표는 무모하다는 의견을 이끌어 낼만하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전기차 지원 예산이 자동차 업체의 판매 목표에 어느 정도 따라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자동차 업체가 자칫 전기차 출혈 경쟁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