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지난해 중위험 중수익 열풍 속에 인기를 끌었던 해외채권형펀드에서 최근 대규모 환매가 발생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출구전략 시사 발언에 채권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저금리 기조를 유지했던 채권 금리가 상승 추세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환매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해외채권형펀드에서는 1조3755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올해 들어 자금이 유출된 것은 월별 기준으로 처음이다.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3000억~6000억원대의 자금이 꾸준히 유입돼왔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에는 4조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고 국내채권펀드와 해외주식펀드에는 각각 3000억원, 4000억원 대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환매는 글로벌하이일드채권형에서 대거 발생했다. 6월 한달간 7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신흥국채권펀드와 글로벌채권펀드에서도 각각 3000억원 내외의 자금이 이탈했다.
개별펀드로는 'AB글로벌고수익 (채권-재간접)종류형A'에서 36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고 '미래에셋법인전용이머징로컬본드분기배당자 1(채권)'에서도 2180억원이 유출됐다. 'AB월지급글로벌고수익[채권-재간접]종류A'에서도 1200억원의 자금이 이탈했다.
해외채권형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13%를 기록하는 가운데 신흥국채권은 6%대 손실을 내고 있다. 글로벌하이일드형은 1%대 성과를 내는 중이다.
지난달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출구전략을 언급한 후 미 국채를 비롯한 채권금리 상승이 환매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은경 제로인 연구원은 "버냉키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발언이 채권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며 "미국 국채금리 상승으로 향후 채권손실을 줄이기 위해 대거 환매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바닥권에 머물렀던 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데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라며 "해외채권형펀드 매력도도 떨어지고, 분위기도 불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해외채권펀드에는 3조원이 넘는 자금 유입을 기록, 펀드 시장의 승자로 올라섰다. 저성장 저금리 기조로 마땅한 투자처가 없던 가운데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장점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당시 일각에서는 지나친 쏠림에 우려를 들어내며 버블(거품)이 꺼질 가능성도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었다.
그러나 연초에도 꾸준히 자금이 들어왔었지만 최근 미국의 출구전략 우려 속에 채권금리가 상승하자 해외채권형펀드에 대한 투자 매력이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최안호 동양증권 PB투자전략팀장은 "채권 금리가 올라가자 해외채권형펀드로 이익을 많이 낸 투자자들이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환매하고 있다"며 "자금이 일시적으로 많이 빠지는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최 팀장은 "채권 특성상 금리가 한번 방향을 바꾸면 잘 돌아가지 않는다"며 "이전과 같은 저금리 기조로 돌아갈 가능성도 제한적이라는 분위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문수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금리가 점진적인 상승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할 때는 눈높이를 다소 낮춰야 한다"며 "과거와 같은 빠른 스프레드 축소에 따른 기준가 상승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신규 투자는 자제하고 기존 투자자들의 경우 환매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라고 조언했다.
황진수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센터 부부장은 "해외채권형펀드에 큰 모멘텀이 유입되기 힘든 국면"이라며 "신규로 투자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익이 난 투자자는 수익을 실현해 현금 비중을 늘리고 일부 손실을 본 투자자들은 시장이 정상화 하는 과정에서 환매 타이밍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