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산하 공기업들이 어수선하다. 새정부 출범과 함께 사장은 사표를 냈는 데 후임 인선이 수 개월째 늦어지고 있어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해당 공기업 임직원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새 정부 국정철학에 맞춰 업무계획을 새로 짜야 하지만 이를 추진할 사령탑이 없어서다.
3일 국토교통부와 산하 공기업에 따르면 현직 기관장이 사표를 낸 코레일(한국철도공사)과 한국수자원공사는 후임 사장 공개모집을 위한 사장 추천위원회도 아직 구성하지 못했다.
또 '기관장 물갈이' 논란의 중심인 한국도로공사와 대한주택보증도 별다른 변동없이 기존 기관장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레일은 지난달 19일 정창영 전 사장이 퇴임식까지 마쳐 사장이 공석인 상황이다. 코레일은 당초 정 전사장의 사표가 청와대에서 수리된 후 곧장 사장 공모를 추진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청와대가 이를 제지했다는 것이 코레일 관계자의 설명이다. 기존 3배수 추천 형태를 바꿔야한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아직까지 코레일은 사장 추천위원회도 구성하지 못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처음 사장 추천위원회 구성 무산 이후 아무런 후속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며 "청와대가 중국 방문 등으로 바쁜 만큼 조만간 사장 공모를 착수하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앞서도 사장 공석 기간이 두 달을 넘긴 적이 있다. 지난 2011년 12월 하순 허준영 전 사장이 19대 총선 출마를 위해 사장직을 사임한지 두 달 후인 이듬해 2월초 정창영 전 사장이 선임됐다. 지금 코레일은 팽정광 부사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맡아 경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철도산업 발전방안이 추진되고 있어 사장 선임작업이 조속히 추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코레일 사장이 없는 상태에서 철도산업 발전방안을 추진할 수 없는 만큼 허준영 전사장 퇴임 당시와 같이 사장 공석기간이 길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인선도 늦어지고 있다. 김건호 수공 사장은 지난 3월 이지송 LH사장에 이어 사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김 사장은 아직 사표가 수리되지 않았다. 수공의 태국 물관리사업 수주를 위해서란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김 사장은 이달말 임기가 끝난다. 지금쯤이면 추천위원회가 구성돼야 하지만 신임 사장 선임 문제는 물밑으로 가라 앉아 있는 상황이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청와대로부터 아직 어떤 사인도 받지 못했다"며 "아직 태국 물관리사업 수주문제도 종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후임 사장 공모는 김 사장의 임기가 끝난 8월 이후에는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나마 새 기관장 공모가 확정된 기관의 사정은 나은 편이다. 아무런 움직임 없이 기관장 교체설만 퍼지고 있는 한국도로공사와 대한주택보증 직원들은 속절없이 어수선하기만 한 상태다.
도로공사 장석효 사장과 대한주택보증 김선규 사장은 임기가 내년 6월로 아직도 1년 가까이 남아있다. 이들 기관장은 모두 건설업계에선 'MB맨'으로 꼽혀 새정부 출범과 함께 기관장 퇴임설이 나돌았다.
하지만 이들 기관장도 교체설만 있을 뿐 실제 움직임은 없다. 대한주택보증 관계자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정작 청와대나 정부로부터 아무런 사인을 받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도로공사 관계자도 "언론에서 물갈이 대상으로 지적됐지만 사장 업무도 여전히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두 기관장은 지난달 발표된 기획재정부의 공기업 기관장 평가에서 장 사장은 A등급을, 그리고 김선규 사장은 C등급을 받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청와대가 방중(訪中)등으로 바뻐 아직까지 결론을 못내린 것으로 안다"며 "신중한 인선을 위해 늦춰질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공기업 직원들은 답답한 심정이다. 새 정부의 역할에 맞춰 업무계획부터 새로 세워야 하지만 사장이 없기 때문이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새정부 출범과 함께 회사의 역할과 위상이 달라졌다"며 "이를 수행할 수 있는 기관장이 조속히 임명돼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기업 기관장 물갈이론은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인사를 공기업 기관장으로 앉히겠다"고 포문을 열면서 예고됐다. 박 대통령이 발언 이후 임기가 얼마 안남은 기관장과 특히 이명박 전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힌 인사들은 교체설이 돌았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