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유구무언(有口無言)입니다."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의 불산 사고와 관련, 삼성 고위 관계자는 8일 이같이 말했다.
올해 불산 사고가 두 차례 터지면서 논란에 서 있는 삼성 입장에서 '유구무언'의 의미는 그만큼 깊은 반성과 책임을 통감한다는 짧지만 강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는 지난 1월 불산이 누출되면서 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지난 2일 같은 장소에서 불산 사고가 또 터지면서 협력사 직원 3명이 다친 바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일의 사고에 대한 중간조사 발표를 통해 "원청업체가 안전과 관련한 책임을 다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삼성의 책임을 강조한 바 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같은 고용노동부의 조사에 대해서도 "수긍한다"고 짧게 말했다.
삼성의 불산 사고는 현재 고용노동부, 환경부, 경기도 뿐만 아니라 정치권까지 나서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단적으로 경기도 의회에서는 불산 누출 사고를 계기로 유해화학물질 사고 사업장을 공개하고 현황을 공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도 유해물질 배출기업에 대해 해당 사업장의 매출액 대비 5%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유해화학물질관리법(유해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와 관련, 고용노동부는 이날 서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등 전자·반도체산업 최고경영자(CEO) 30여명과 '전자·반도체산업 안전보건 리더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방하남 장관은 "고위험 작업을 영세한 하청업체에 도급주고, 안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발생하는 화학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과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전자·반도체 산업 CEO들은 "모든 사고의 근본적 책임이 CEO에게 있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권오현 부회장은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유해물질관리법 통과는) 국회의원들이 알아서 잘 하시겠지요"라며 몸을 바짝 낮췄다.
삼성전자는 현재 화성사업장 불산 누출사고 후속조치로 환경안전시스템 개선작업을 신속하게 벌이고 있다.
반도체 공장이 있는 기흥에 화성사업장의 제조(생산)·인프라기술·환경안전 업무를 총괄하는 조직인 '기흥화성단지총괄'을 지난 3월에 신설한 바 있다.
기존에 메모리, 시스템LSI, LED 등 사업부별로 나뉘어 있던 업무를 통합하면서 환경안전 업무를 강화한 것이다.
이와 함께 환경안전에 대한 수시 점검 강화와 관련 규정 준수 여부를 임원 고과에 반영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는 환경안전분야 경력직원 채용에도 발빠른 대처를 하고 있다. 삼성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SDI 등 16개 계열사가 위험물질 관리, 공정 및 설비안전관리 등 환경안전관련 전분야에서 150명을 선발한다고 지난 3월 말 발표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