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1990년대 초반 영국 파운드화에 대한 공격에 성공하면서 일약 헤지펀드 업계의 '대부'로 군림해 온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가 최근 일본 엔화에 이어 영국 파운드 그리고 유로화까지 공격하고 있다.
다양한 매크로펀드와 유력 헤지펀더들이 엔화 매도 베팅 등으로 쏠쏠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소로스는 독일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유로화 흔들기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과거 자문역이었던 일본 투자자문사 대표도 엔화 흔들기에 나서 주목된다.
최근까지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는 엔화에 이어 파운드화까지 급격한 양적완화 정책을 구사하는 나라의 통화를 공격하고 있다. 그 외에도 데이빗 아인혼, 대니얼 롭, 카일배스 등도 아베트레이드 등으로 성과를 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엔화 매도 포지션으로 1억 달러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 소로스펀드의 소로스 회장은, 일본 주식은 대거 매수해 수익을 내는 식으로 과거 파운드화 공격 때 얻은 것과 마찬가지의 10억 달러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소로스 회장은 지난 12일 "독일은 그 동안 유로존의 침체 속에서도 건재했지만, 오는 선거 시점을 전후로 역시 경기침체를 경험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소로스 회장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유로화를 포기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해 주목받았다.
소로스 회장은 앞서 지난 5일 일본은행(BOJ)의 공격적인 완화정책 결정이 나온 직후에는 이것이 "센세이션"이라고 규정하면서, "25년 동안 정부부채만 막대하게 쌓고서 경기부양에 실패한 일본이 이번 새 정책으로 엔화 가치 하락과 자본도피를 막아내지 못할 수 있다"고 주장, 엔화를 흔들었다.
소로스펀드는 엔화 매도 베팅으로 재미를 본 뒤 올해 초에는 영국 파운드화에 대해서도 매도 포지션을 구축, 영국 중앙은행 총재가 통화가치 안정에 대해 여러차례 발언하도록 만들었다. 유로그룹 내에서는 파운드화가 과거처럼 다시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해 말까지 1.60달러 선을 유지하던 파운드/달러 환율은 연초 소로스펀드 외에 유명한 매크로헤지펀드들이 파운드 매도 포지션을 쌓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 뒤까지 1.50달러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중앙은행의 개입을 통한 방어 의지가 표명되면서 1.51달러 선까지 회복되기는 했지만 불안정한 모습이다.
일본 내에서도 과거 소로스의 측근이던 일본 후지마키 투자자문의 대표가 엔화 흔들기 발언을 내놓아 주목된다.
후지마키 대표는 최근 블룸버그통신과 대담에서 "BOJ 정책은 엄청난 도박이며, 경기를 부양하는 데 실패하면서 국가 부도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해 엔화 흔들기에 동참했다.
그는 "BOJ가 본원통화 규모를 270조 엔까지 확대하는 것은 일본 정부와 함께 '동반자살'하겠다는 것과 같다"고 묘사하기도 했다.
후지마키 대표 BOJ 정책 발표 이후 일본 국채(JGB) 10년 금리가 일시 사상 최저치인 0.315%까지 하락했다가 0.640%까지 급등한 점에 주목했다. 이러한 국채 시장의 동요가 투자자들의 두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얘기다.
그는 "투매 사태의 조기 신호로 보고 계속 일본 장기 국채시장의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소로스 회장은 "엔화가 지금처럼 급격하게 평가절하되면 일본인들은 돈을 해외에 두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할 것이며, 그럴 경우 엔화가 산사태처럼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달러/엔은 지난해 11월 80엔 부근에서 95엔까지 수직상승한 뒤 주춤하는 듯 했으나 BOJ의 강력한 완화정책 결정에 따라 최근 100엔 수준까지 추가 상승했다.
후지마키 대표는 최근 다양한 만기의 일본 국채 풋옵션을 매입했으며,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유지하는 가운데 5년 만기 이내의 달러/엔 콜 옵션을 매입하고 달러화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에 의하면 투기세력들은 최근까지 파운드와 엔하 순매도 포지션을 크게 늘려놓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지난주에는 유로화를 매수하는 와중에 캐나다달러화를 매도하고 뉴질랜드달러화를 매수했다. 엔화 매도세는 주춤했다. 최근 투기세력들은 멕시코 페소화에 대한 순매수 포지션을 크게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