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최근 폴 라이언 미국 하원 예산위원장은 대규모 부채가 미국 경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일부 민주당 의원들도 한 목소리를 내는 부분이다.
국가 부채와 거시경제 성장의 상관관계는 학계에서도 뜨거운 관심사다. 대표적인 학자가 하버드대학의 카르멘 레인하트 교수와 케네스 로고프 교수다. 이들은 지난 2010년 국가 부채가 GDP의 90%를 넘어설 경우 성장률을 저하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GDP 대비 부채 비율이 90%를 넘은 국가의 경우 성장률이 1%포인트 낮아진다는 얘기다. 200년간 44개 국가의 과거 사례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겨론이 나왔다고 이들은 밝혔다.
하지만 최근 이 같은 논리에 정면으로 반기를 드는 이코노미스트가 늘어나고 있다. 통상적으로 알려진 것처럼 부채 규모가 거시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현재 미국 부채는 16조7000억달러에 달하며, 이는 GDP의 106%에 해당하는 수치다. 하지만 주택부터 고용까지 주요 경제 지표는 지속적인 회복을 나타내고 있다. 또 지속적인 부채 증가에도 자금 조달 비용은 사상 최저 수준에서 제한적인 상승세를 보였을 뿐이다.
이에 따라 월가의 이코노미스트 사이에 부채 규모와 경제 성장에 대한 기존의 관념이 틀렸다는 목소리가 번지고 있다.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기 레바스 채권 전략가는 “대규모 부채가 경제 성장을 둔화시킨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인과관계가 뒤바뀐 얘기”라고 말했다.
한계 수위의 부채가 성장률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경기가 악화됐을 때 부채가 늘어나는 결과가 초래됐을 뿐 다시 역으로 부채가 성장을 해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프랑스 이코노미스트가 내놓은 연구 결과에서도 부채 비율이 높을 때 성장률이 악화된다는 주장을 뒷받침 할만한 명확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부채 비율이 GDP의 115%를 넘어서도 성장률이 상승한다는 얘기다.
특히 미국과 같이 자국 통화를 찍어낼 수 있는 국가의 경우 부채가 미치는 영향력이 지극히 제한적이라고 이들은 강조했다.
전 연방준비제도(Fed) 이코노미스트인 조셉 가그논 역시 “로고프 교수의 부채 비율 90%의 논리는 근거가 취약하다”며 “미국처럼 해외 채무가 자국 통화로 표시되고, 이 통화를 발행할 수 있는 국가에 부채 규모의 한계점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부채 비율이 성장을 저해한다는 논리를 따를 경우 미국 경제는 올해 1% 이내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야 하지만 연준은 올해 성장 전망치를 2.3~2.8%로 제시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