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애플이 자동차를 만든다"
어느날 전세계는 이같은 '깜짝' 헤드라인을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최근 뉴욕타임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자신의 꿈이자 다음 목표는 애플이 자동차인 아이카(iCar)를 만드는 것이었다고 한다.
◆ 만약 잡스가 살아 있었다면…
만약 잡스의 건강이 회복되어 애플의 CEO로 복귀했다면, 또한 그의 꿈대로 아이폰의 후속작 아이카를 만들었다면 이는 전세계를 또 한번 들썩이게 할 엄청난 사건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잡스 시대 애플의 최고 경영진 가운데 최소한 2명은 매일 쿨한 자동차 사진을 수집하고 이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놓는 자동차 광으로 알려져 있다.
애플의 잡스라면 과연 자동차 만들기에 도전했을 수도, 그리고 실제로 시장의 기대에 맞춰 결국 회심의 '아이카'를 내놓았을 수도 있었을 지 모른다.
그렇다면 애플이 쌓아두고 있던 수백조원대에 이르는 현금의 용도도 설명이 된다. 그야말로 잡스는 불꽃같은 인생을 살다 간 혁신의 아이콘(icon)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혁신의 DNA 배워야
그렇다면 잡스가 꿈꿨던 것을 한국기업들은 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삼성전자가 자동차까지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정작 애플과 잡스에게 배워야 할 것은 끊이지 않는 혁신의 가치이고, 혁신의 DNA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천신만고끝에 올라선 글로벌 챔피언의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내줘서는 안된다는데 공감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글로벌 1위에서 굴러떨어지는 것은 바로 낭떠러지로의 추락을 의미한다. 즉 앞서가는 기업들도 잠깐 시장에서 뒤처진 사이에 순식간에 내리막길을 걷는다는 얘기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휴대폰 업계 세계 1위였던 핀란드의 노키아가 그랬다. 또 지난 2009년 초 미국 시장에서의 리콜사태로 졸지에 1위에서 6위로 떨어졌던 일본의 토요타자동차도 유사한 경험을 갖고 있다.
국내 한 IT업계 관계자는 "핀란드의 노키아의 경우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다"면서 "하지만 시장을 제대로 읽지 못하면 불과 1~2년 만에 뒤처지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 키워드는 '혁신지속'
그렇다면 예컨대 삼성전자가 어렵게 올라선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글로벌 1위 지위를 지켜나가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혁신적 DNA'를 어떻게 지속적으로 보여주는가에 달려 있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적 연구개발(R&D)이 가장 중요하고 이에 타당성있는 선제적 투자가 필수적이다. 또 제품의 예술적 가치와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디자인 실력도 뒷받침 돼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수한 역량을 갖춘 창조적 인재가 필수적이다.
한 재계 고위 관계자는 새정부가 창조경제를 부르짖고 있는 것과 관련, "인재들이 서로 자신을 갈고 닦고 있는 현실을 바탕으로 창조적 생태계를 갖출 경우 우수한 인재는 계속 공급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수 인재들이 모여 있는 기업은 세계 어디와 경쟁해도 강할 수 밖에 없다"면서 "이제는 기업들이 그런 인재를 갖춘 것에 대해서도 새로운 평가를 해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레드오션은 혁신이 부족할 때 발생
일각에서는 스마트폰 시장이 이미 포화에 가깝고, 곧 레드오션으로 급격히 변화할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스마트폰 시장도 빠른 속도로 레드오션이 될 것은 분명 사실이다.
그렇다고 우리기업들에게 기회가 남아있지 않거나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산업의 관점에서 볼 때 레드오션이라는 의미는 곧 기술 측면의 공급과잉을 의미한다. 또한 이는 혁신이 더 이상 시장으로 공급되지 않거나, 전혀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경우다.
다시 말해 기술 수준이 공급과잉이 되어서 누구나 비슷한 수준의 기술이나 제품을 계속 공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결국 상어떼들이 서로 물고 뜯어 바다가 붉게 물들듯 기업들끼리도 치고 받다가 결국 다같이 망할수 밖에 없는 상황에 봉착한다. 과거 브라운관 컬러TV 시장이 대표적인 예다.
◆ 레드오션에서 살아남는 한국기업들의 저력
하지만 레드오션 시장이라고 해도 계속해서 새로운 기술적 진보가 이뤄진다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이미 레드오션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역사적으로 한국 기업들은 레드오션에서 살아남아 온 기억들을 갖고 있다.

레드오션화된 시장에서 불굴의 투지를 발휘해 살아남은 것은 한국기업들이었다. 이같은 한국기업들의 뚝심과 저력은 전세계적으로 쉽게 찾아보기 힘든 것이다.
애플의 CEO를 지냈던 존 스컬리는 "한국의 삼성전자는 1990년대 말 파산 일보직전까지 갔었다"면서 "하지만 불과 10여년 만에 다시 글로벌 강자로 복귀한 것은 놀랍다"고 말했다.
◆ "졸면 죽는다" vs "굼뜨면 죽는다"
한 글로벌 기업의 고위 관계자는 "군대에서 흔히 '졸면 죽는다'는 말이 있다"면서 "글로벌에서는 잠깐 '굼뜨면 죽는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졸면 죽는다' 라는 말처럼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잠깐 굼뜨거나, 즉 잠깐 잘못된 판단을 하거나 또한 잠시 딴청을 부리면 그냥 '날라간다'는 얘기라고 그는 설명했다.
실제로 세계적인 강자로 군림하다 불과 몇 년 만에 형체도 없이 공중분해된 기업들이 너무나 많다. 글로벌 통신업계에서만 모토롤라, 노키아, 리서치앤모션 등의 예를 들 수 있다. 이들은 모두 한 때 글로벌 수위권의 입지를 구축했던 최강 기업들이었으나 불과 최근 5년여 만에 모두 시장에서 쓴잔을 마시고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 있는 것은 하루하루가 총알이 팡팡 지나가는 전쟁터같은 느낌"이라면서 "실질적으로 매 분기마다 쓰러져 가는 기업들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