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국제사회가 유엔 총회를 통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암묵적인 '국가'로 인정하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구도에도 새로운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이번 유엔 총회 투표 결과에 대해 미국과 이스라엘 등 일부 국가는 그 의미를 평가 절하하고 있지만, 국제형사재판소(ICC)를 둘러싼 팔레스타인의 외교 행보 여부에 따라 파장이 커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9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의 정치분야 칼럼니스트 기드온 래치먼은 기고문을 통해 팔레스타인 정부의 지위 격상이 가져올 파장은 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ICC 제소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수잔 라이스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투표 결과에 대해 팔레스타인이 '비회권국 옵저버 지위'를 획득한 것은 실질적 의미가 없다는 논평을 내놓았다.
래치먼은 이 같은 평가절하도 가능하지만 일단 오늘은 팔레스타인이 승리한 날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어 팔레스타인의 지위 격상이 가져올 파장은 팔레스타인이 지금 당장 이스라엘을 ICC에 제소할 여력이 있는지에 달려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팔레스타인이 외교적 노력을 통해 ICC 제소에 성공한다면 엄청난 사건이 되겠지만 ICC가 이를 거부한다면 국가 지위 격상은 별 의미가 없게 된다.
아직 팔레스타인의 ICC 제소 여력에 대해 견해가 갈리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래치먼은 ICC와 같은 신생 국제기관이 국제사회의 정치적 역학 구도를 무시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만약 ICC가 팔레스타인의 주장을 인정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린다면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
그는 이번 유엔 총회 투표에 참여한 대부분의 유럽연합(EU) 회원국들 역시 이런 정치적 관계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했다.
실제로 이번 투표에서 기권표를 던진 영국의 사례도 이스라엘에 대한 ICC 제소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반영된 것이라는 관측이다.
래치먼은 하지만 팔레스타인의 마흐무드 압바스 수반이 국제법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신뢰도를 회복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이스라엘 정부에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하마스가 가지지구 교전을 통해 정치적 입장을 강화한 가운데 압바스 수반은 이번 유엔 총회를 통해 정치적 기반을 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단 하마스는 유엔 총회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이날 만큼은 팔레스타인의 지위 격상을 반기는 모습이다.
여기에 비록 ICC 제소가 불투명하지만 이번 투표에서 기권표가 9개 국가에서 밖에 나오지 않았으며 반대표에서도 미국과 캐나다 체코를 제외한 여타 주요국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이스라엘에는 실망스러운 결과로 판단된다.
한편, 이스라엘 정치권 일각에서는 팔레스타인의 국가 지위 격상이 오히려 안정적인 분쟁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양국의 평화를 기원해 볼 여지는 남아있다고 래치먼은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