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기석 기자] 농축수산물 가격이 가을철 출하량이 증가하고 석유류 가격도 안정되면서 국내 소비자물가가 2% 초반선에서 하향 안정세를 지속하고 있다.
그렇지만 유독 학원비와 집세만은 연중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어 정부의 정책이 제대로 먹히지 않고 있다.
정부가 겨울철에 들어서면서 김장 물가 안정에 주력하겠다고 밝히지만 막상 가계의 부담이 되는 교육비와 주거비는 제대로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집세의 경우 주택시장의 버블이 깨지면서 거래침체가 지속되고 가계부채 문제 등이 심각한 상황에서 중장기화될 만한 복잡다단한 이유가 있다.
그러나 교육비의 경우에는 교복값과 교과서값 안정을 위한 정부 대책이 나름 실효성을 거둔 것에 비춰 볼 때 학원비 안정을 위한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 소비자물가는 2% 안정, 학원비는 5~8%선 연중 내내 급등
통계청(청장 우기종)이 지난 1일 발표한 '2012년 10월 소비자물가 동향' 조사 자료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비 2.1% 상승했고, 전월비로는 0.1% 하락세를 보였다.
기상여건이 호전되면서 채소 등 출하가 늘어나면서 농산물 가격이 하락했고, 석유류 등 공업제품과 공공요금도 전반적으로 안정된 데 따른 것이다.
그렇지만 10월중 집세와 학원비 등 개인서비스만 전월비 상승세를 보였다. 전년동월비로는 집세는 3.5% 올랐고, 개인서비스는 0.7% 상승했다.
특히 개인서비스 중에서 학원비는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5~8%나 급등했다. 초등학생 학원비는 전년동월비 5.1% 상승했고, 중학생 학원비는 6.8%, 고등학생 학원비는 무려 7.7%나 급등세를 보였다.
9월에도 학원비는 초등학생이 5.0%, 중학생이 6.6%, 그리고 고등학생은 7.9%나 급등했다.
학원비는 지난해 11월 물가지수를 개편하면서 항목을 통합한 이후부터 매월 통계청이 발표하는 주요 상승 품목에서 한 차례도 빠진 적이 없었다.
개인서비스 항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탓에 물가안정을 위한 최대 관심 품목이지만 거의 1년 내내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 학원비 급등세, 전 학생계층으로 확산, 상승폭도 갈수록 높아져
특히 지난해 11월 이후 올해 10월까지 12개월간 동향을 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석달 동안에는 초중고 학생 중에서 어느 한 학생층만 올랐다면, 올해 2월 이후부터는 초중고 전 학생층의 학원비가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또 학원비 상승률도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는 5.0%를 넘지 않고 3~5%선을 유지했으나, 지난 5월부터는 7월까지는 4.5~6.0%로, 그리고 8월 이후부터는 5.0~8.0%까지 오름폭이 커졌다.
학원비 상승세가 전체 학생층으로 확산되는 동시에 학원비 상승률도 높아졌다.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은 되레 대폭 늘어났다.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왜곡된 사교육 시장만 배를 불리고 있는 셈이다.
학원비는 전월비 기준으로는 올들어 1월 이후 1% 안팎 수준의 급등세가 지속됐다가 5월 이후 다소 소강상태를 보였으나 여름방학철인 8월중에는 고등학생 학원비가 무려 2.4%까지 급등한 이후 다소의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중이다.
올해 대학입학을 위한 수학능력시험이 11월 8일로 잡힌 상황에서 여름철 이후 고등학생 학원비가 급등세를 보인 것이다.
◆ 정부 학원비 잡겠다는 말뿐, 고액학원 국세청 통보도 엄포용
정부는 7월 이후 하반기 물가정책 기조를 밝히면서 가계소비지출 중에서 지출비율이 높은 교육과 보건 분야에 대해 좀더 신경을 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교육비의 경우 교과서와 교복비, 학원비 등 교육물가 안정을 통해 학부모들의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 중에서도 학원비는 학원의 정보 공개와 동시에 고액 교습비 징수학원에 대해서는 관할 교육감의 조정명령권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재정부 박재완 장관은 지난 8월 14일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교과서·교복 등 교육물가는 학기 초에 결정돼 지속된다"며 "2학기가 시작되는 9월 전에 가격안정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박 장관은 "현장 특별단속을 통해 과다·고액 학원비를 받는 학원은 국세청에 통보하는 등 집중관리하겠다"면서 “또 오는 10월까지 학원정보 앱을 개발해 학원비에 대한 정보 공개를 확대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 고액학원 특별단속도 미온적, 추가대책 나오나
일단 교육 물가 중에서 학기초에 결정되는 교과서나 교복값은 교복업계 논란이 있기도 했고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학부모들한테 “정부가 잘한다”는 평가도 나오는 등 나름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고액학원 현장 특별단속이나 학원 정보 앱 개발 등의 소식은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교육감의 조정명령권이나 국세청 통보했다는 뉴스도 나올 턱이 없다. 그렇지만 학원비는 상승 범위가 확산되고 있고 게다가 상승폭도 점점 커지고 있다.
박재완 장관은 지난 25일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국제곡물가격 불안, 대선 등 정치일정을 틈탄 가공식품· 개인서비스 요금 인상 등으로 인해 물가안정 기조마저 흔들릴 우려가 있다”며 “서민생활 밀접품목의 가격안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학원비를 포함해 교육비의 경우 물가비중도 크고 한번 오르면 연간 쭉 오르는 경향이 있다”며 “현재 여태까지 학원비 관련 실행 상태를 점검하고 미미점에 대해서는 11월중 추가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김장철 물가안정과 더불어 가공식품이나 학원비 등 개인서비스 요금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며 “담합이나 편승 인상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하고, 정보공개 등 구조개선 과제들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