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굳건한 독일경제 이면엔 국책은행 중심 지역은행 협업시스템"
- "새마을금고 등 서민금융 부활 절실..글로벌 스탠다드 도입 신중"
[뉴스핌=홍승훈 기자] 유로존이 위기에 휘청이고 있지만 유독 독일경제만은 독야청청하다. 최근 유로존 위기가 지속되며 독일 역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까지 건재함을 과시한다. 탄탄한 중소기업 중심의 제조업, 이를 통한 수출이 호황을 이어간다. 모두가 고민에 빠진 고용도 안정적인 증가세다.
EU집행위원회에 따르면 독일의 중소기업 수는 지난해 말 기준 400만개에 이른다. 전체 독일기업의 99%에 달하는 규모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부가가치는 독일 전체의 절반을 웃돈다. 고용유발 효과는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훨씬 크다는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리는 대목이다. 일부 대기업에 의존하는 한국경제와는 대조적이다.
이같은 독일경제의 저력은 적재적소에 배치돼 제기능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한 그들만의 금융시스템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글로벌 금융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고 중소기업과 서민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기반의 금융회사들과 중소기업 특화은행들이 자리잡고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최근 독일 금융회사 및 금융시스템을 살펴보고 돌아온 최공필 박사(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는 지난 22일 뉴스핌과의 인터뷰를 통해 "독일에는 우리나라의 농협이나 과거 산업은행의 역할과 유사한 기능을 가진 금융회사들이 굳건히 버티며 제기능을 하고 있다"며 "덕분에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전례없는 경제호황을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와 금융회사가 공동으로 중소기업분야에 특화된 금융서비스를 적극 펼쳤고, 기존 금융기관들간의 협조체제가 원활히 작동하면서 오늘의 독일경제가 만들어졌다는 진단이다.
한국으로 치면 옛 산업은행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국책은행인 KFW란 곳이 지역금융과 서민금융 지원의 든든한 백그라운드다.
최 박사는 "KFW는 1948년 전후복구를 위해 설립된 대표적인 정부지원기구로 각종 정책관련 금융기능을 맡고 있다"며 "연방정부가 80%, 주정부가 20% 지분을 갖고 있는 이곳은 대부분 민간은행의 든든한 형님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중소기업과 서민금융에 특화된 지역은행들은 KFW를 통해 차주의 위험을 50%만 갖고 간다. KFW가 절반의 위험을 책임져주는 구조여서 은행이 리스크를 절반으로 낮출 수 있다. 시중은행이 KFW에서 돈을 빌리면 인센티브도 준다. 은행은 KFW의 높은 신용등급으로 인해 저리로 조달하니 좋고 서민은 그만큼 싸게 자금을 빌릴 수 있다.
독일은행의 경우 DZ뱅크와 코메르츠뱅크 등은 중소기업 중에서도 중상위 고객 중심으로, 스파르카세은행 등 지역은행은 서민금융 중심으로, 도이치뱅크 등 대형IB는 글로벌기업과 대기업 중심으로 영업을 하는 등 분업과 협업체계가 잘 갖춰져있다고 최 박사는 전했다.

반면 한국의 정책금융 기능을 통한 서민과 중소기업금융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최 박사의 판단이다.
산업은행 등 한국의 정책금융 기능을 하는 곳은 그 역할을 잃었고 새마을금고나 농수협과 같은 서민금융 기능도 크게 쇠퇴했다는 것. 이어 시중은행들 역시 이미 지주회사체제로 가면서 덩치만 키우고, 서민금융 역할은 시늉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같은 현상에는 모든 은행들에 일괄적용되는 BIS비율 등 글로벌 스탠다드의 무분별한 도입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그는 지목했다.
최 박사는 "우리나라도 글로벌 스탠다드의 무분별한 도입과 칸막이식 정책 접근방식을 벗어나 독일의 시장친화적 협력체계를 갖추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특히 창업과 중소기업 지원에 있어 은행 혹은 정부가 생색내기용으로 하려 하지말고 별도 기구를 거쳐 합리적으로 결론을 내리는 시스템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당국에 대해서도 "위기가 몰려올때마다 '비 올때 우산 뺐지말라'고 금융회사들에 외쳐대지만 말고 우선 한국의 실물경제에 맞는 옷(금융시스템)을 만드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쓴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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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