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기석 기자] 정부와 통계청 등 물가당국의 소비자물가지수 개편작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발표된 이후 지표물가와 체감물가간 괴리에 대한 불만이 폭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올해 하반기 이후 소비자물가지수를 개편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물가상승률을 낮추겠다는 것이냐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를 연말에 급히 개편하면서 금값을 제외함에 따라 물가상승률을 낮추려는 의혹을 받아왔던 차였다.
그렇지만 7월과 8월 소비자물가가 1%대로 12년래 최저치로 떨어졌지만 선진형 물가안정을 주장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지난 7월 이후 마른 장마에 이어 폭염이 찾아왔고 8월에는 늦은 장마와 태풍까지 겹치면서 채소와 과일류 등 농산물 가격이 급등했다.
여기에 6월말 이후 국제유가가 상승한 가운데 세계적인 가뭄 등으로 국제곡물가 상승 등으로 가공식품류와 사료 등이 오르면서 물가지수의 현실화 필요성이 더욱 커진 상태이다.
◆ 소비자물가 신뢰기반 약화, 개편주기 단축 추진
7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의 현실설명력을 높이기 위해 오는 2014년 이후부터 소비자물가지수 개편주기를 5년에서 2~3년으로 단축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소비자물가지수의 개편 주기를 현재 5년에서 3+2년제로 단축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현재 481개 품목으로 돼 있는 조사 품목과 가중치는 현재처럼 5년마다 전면개편하되, 중간의 3년 시점에서는 품목은 그대로 두고 가중치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소비자물가지수를 개편하는 것은 글로벌화 속에서 정보기술(IT) 발전 속도가 빨라 스마트폰 등 새로운 신상품이나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구 고령화와 개인화 등으로 단독가구가 급속히 늘고 개인들도 건강과 웰빙, 여가, 취미 등을 중시하면서 소비패턴에 달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지수를 개편한 뒤 5년간 지수를 사용할 경우 첫해와 둘째해에는 현실반영도가 높지만 3년이 지나면서는 현실생활과 물가지수간 괴리가 커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렇지만 소비자물가지수를 구성하는 품목이 거의 500개에 달하고 있기 때문에 개편작업이 방대한 데 따른 문제점 등을 고려해 5년 주기로 하되 중간년인 3년에는 가중치만 실생활을 반영해 조정키로 한 것이다.
◆ 8월 지표-체감물가와 격차로 불만 폭발, 개편 속도 낸다
특히 지난 8월 소비자물가가 1.2%로 지난 2000년 5월 1.1% 이래 12년 3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소비자물가에 대한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실제 생활 물가는 급등하고 있는데, 소비자물가가 1% 수준을 보인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통계청은 이례적으로 해명자료를 내면서 체감물가와 소비자물가간 괴리는 ▲ 가계소비 품목을 많이 포함하게 됨에 따라 481개로 늘려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를 작성하고 있으며 ▲ 장바구니 물가를 측정하기 위해 생활물가지수와 신선식품지수를 함께 작성해 공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 최근 채소 등 농산물 가격이 급등한 것 역시 소비자물가지수와 신선식품지수에 반영되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농산물 가중치가 적어 적게 반영되고 있으며 ▲ 지난해 8월 물가가 급등하면서 올해 상대적으로 기저효과에 따라 덜 오른 것으로 나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8월 소비자물가가 비록 전월비 0.4% 상승하고, 전년동월비 1.2% 상승했으나 이는 전년동월이나 전월과 비교하는 시간적 한계를 가지고 있어, 전체적인 물가흐름은 소비자물가지수 자체도 함께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8월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06.3으로 올들어 106선을 넘어서는 등 2005년을 100으로 한 지수 산정 결과,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통계방식이나 조사품목과 대상에 따라 물가반영도가 변화하고 있고, 품목별 가계 소비비중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반영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통계청은 가계가 주로 소비하는 품목들을 5년마다 새로 선정하되, 이들 품목의 소비비중이 바뀌고 있는 점을 고려, 가계소비동향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중간 년도인 3년차에 가중치 조정을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의 경우 정부의 등록금 지원이나 보육료 급식비 지원 등이 실시되면서 3월 이후 정책효과에 따른 물가하락폭이 생겼다. 최소 0.5%포인트 정도는 정책효과에 따른 물가인하폭이다.
정부 지원으로 이들 품목에 대한 소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가중치 조정이 필요하지만 이전 가중치를 씀으로써 물가인하폭이 더 커진 셈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7월과 8월 물가상승률이 1%로 나오면서 체감물가와 괴리가 너무 크다는 비판이 있어 곤혹스러운 측면이 있다”며 “전체 지수와 신선식품 등의 지수를 함께 봐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지표물가와 체가물가의 괴리를 줄이고 현실설명력을 높이기 위해 가계소비를 적절하게 반영할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소비자물가지수 개편 작업에 속도를 붙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지표와 체감물가간 괴리를 줄이기 위해 소비자물가지수 개편 작업을 5년 주기에서 중간 3년 과정에서 소비비중에 따른 가중치 조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올해 개편작업을 서둘러 해서 내년 상반기 시범 작업을 하고 2014년부터 새로운 물가개편을 공표하도록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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