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지난 1년간 스위스프랑의 강세를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했던 스위스중앙은행(SNB)의 노력이 얼마나 지속될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 보도했다.
지난해 6월 SNB는 금융시장의 위험 회피가 강화되면서 자국 통화에 대한 투기적 매수 움직임이 보이자 유로화를 대량 매입하는 등 방어에 나선 바 있다.
당시 SNB는 유로화 대비 스위스프랑이 1.20프랑 수준 이상으로 절상되는 것을 용인하지 않겠다며 일종의 '페그제'를 부활시켰다.
유로존 위기의 심화로 해외 자금이 스위스로 급격히 유입되면서 스위스프랑의 가치가 유로화에 대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자 중앙은행이 이례적인 정책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그러나 약 1년 정도가 흐른 지금 SNB가 이런 정책을 지속할 수 있을 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얘기다.
◆ "극단적 상황에서 나온 극단적인 정책"
지난주 토마스 요르단 SNB 총재는 중앙은행의 환율 방어 정책에 대해 "극단적인 상황에서 나온 극단전인 조치"라고 묘사해 외환개입 정책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에 불을 지폈다.
물론 아직 스위스 중앙은행의 환율 정책이 조만간 바뀔 것이라는 조짐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이번 달 3일 요르단 총재는 스위스프랑의 강세를 저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국 통화의 강세가 경제에 심각한 위험 요인이 되고 있으며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발표된 스위스의 주요 경제 지표 역시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2/4분기 스위스의 국내총생산(GDP)은 수출 둔화에 따라 0.1% 위축된 것으로 집계됐다.
UBS의 분석가들은 과거 1970년대 SNB가 독일 마르크화에 대한 페그제를 도입했을 때에도 3년간 정책을 지속했다는 점에서 중앙은행이 당분간 기존 정책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현재 SNB의 이완된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이런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앞서 발표된 스위스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0.5% 하락하며 앞으로 디플레이션에 대한 논의가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당장 스위스프랑에 대한 절상 압력이 줄어들고 있다고 해서 SNB가 마음을 놓을 상황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스위스는 자국 통화의 매도 압력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금융기관을 통해 자산을 매입하거나 해외 대출에 나서고 있지만, '바젤III'의 도입으로 본국송환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앞으로는 스위스프랑에 대한 매수세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 경제 물가 회복되면 정책 회의론 부상할 수도
스위스의 물가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노무라의 분석가들은 SNB가 기존 페그제를 중단하기 위해서는 당장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져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위스의 물가 하락 속도도 점차 둔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대비 0.7% 하락한 7월에 비해 개선된 것이다.
이에 따라 모간스탠리는 SNB가 6개월 이내에 디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모간스탠리의 한스 레데커 수석 외환전략가는 스위스 부동산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수요가ㅏ 늘고 있다는 것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스위스프랑의 강세를 예상하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스위스 경제가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인다면 중앙은행의 페그제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레데커 수석은 유럽의 위기가 진정되고 대출이 평소 수준으로 회복된다면 스위스의 디플레이션 압력은 조기에 완화될 것이며 중앙은행은 기존 페그제를 방어하기가 더 어럽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