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올 1~8월간 국내 5대 대형건설사가 공급한 아파트가 지난해에 비해 15% 이상 늘었다. 지방 분양시장의 호황에 업체들도 분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5대 대형 건설사은 아파트 공급실적은 양극화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아파트 공급이 급감한 건설사는 향후 재무제표가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주택사업은 중도금 및 잔금이 순차적으로 재무제표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 5대 건설사 공급 37.1% 증가 대림·GS줄고 대우·현대·삼성 약진
6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1월부터 8월까지 5대 대형건설사가 공급한 아파트(20가구 이상 공동주택)는 모두 2만4682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공급량(2만1389가구)에 비해 15.4% 증가한 수치다.
이중 조합원 분양분 등을 제외한 일반분양은 1만4060가구로 전년동기 대비 13.5% 늘었다.
하지만 업체별로는 실적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대림산업은 올해 사실상 아파트 분양을 접었다. 올 8월까지 '대구 e-편한세상 월배' 한 단지(932가구)만 분양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분양물량(4개 단지, 4448가구, 일반분양 3248가구)에 비하면 79% 줄어든 것이다.
2~3년전부터 주택사업을 줄이고 있는 GS건설은 올해 일반분양 1706가구를 포함해 모두 2688가구를 공급했다. 이는 지난해 공급규모의 69.6%이다. 일반분양분으로는 61.2% 줄어든 수치다.
반면 지난해 아파트 공급량 1위를 기록했던 대우건설은 올 들어 8045가구를 공급했다. 이중 일반분양 물량은 6018가구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0% 증가한 것이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주택시장 침체에도 전년동기비 2배에 가까운 아파트를 공급했다.
삼성물산은 8월까지 전체 8239가구를 공급해 1위를 달리고 있다. 다만 조합원분이 많아 일반분양 물량은 3754가구로 크게 적었다. 이는 전년동기(전체 3945가구, 일반 1448가구)대비 각각 208%, 259.2% 늘어난 것이다.
현대건설은 8월까지 5개 단지에서 4778가구를 공급해 이중 1682가구를 일반에 분양했다. 이는 지난해의 공급량과 일반분양물량의 각각 126.2%와 146.8% 수준이다. 여기에 이달 초 분양 예정인 광주 유니버시아드 힐스테이트 3726가구가 공급 대기 중에 있다.
◆ 공급실적 따라 재무제표 '희비'
경기침체로 인한 주택사업 축소 전략은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주택사업을 줄이고 해외에 '올인'하기로 했지만 정작 해외수주마저 않아서다. 공공발주, 주택사업, 해외사업 모두 부진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아파트 공급실적은 업계의 위상 뿐 아니라 재무제표에도 큰 변화를 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지난해에 비해 주택 분양물량이 크게 늘어난 삼성물산은 5대 대형사 중 유일하게 상반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현대건설도 타사에 비해 나은 실적을 기록했다. 또 대우건설은 본동 주택사업 포기에 따라 6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을 감안하면 그럭저럭 평년작 수준의 실적을 올렸다.
반면 주택사업을 크게 줄인 GS건설과 대림산업은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특히 GS건설의 경우 매출도 나머지 대형사들은 모두 15% 이상 신장된데 반해 전분기 대비 5%대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어닝쇼크'로 상반기를 마감했다.
건설업계는 주택공급 실적이 당장 실적에 악영향을 주진 않는다고 항변하고 있다. 하지만 아파트를 공급하면 입주때까지 2~3년간 중도금 및 잔금이 재무제표에 반영되기 때문에 실적이 급감한 업체는 실적악화가 우려된다.
반면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등 주택분양에 성공한 업체들은 향후 실적 전망이 밝은 것으로 평가된다. 통상 주택사업은 분양 이후 3년 동안 계약금, 중도금, 잔금 순으로 회사 실적에 반영된다. 이 경우 기성 확보가 가능해진다.
특히 올해 분양물량은 상당수가 분양실적이 좋은 만큼 당장 다음 분기부터 이들 건설사들의 실적에 반영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주택사업을 줄인 건설사들은 해외수주나 공공사업에 전력해야하지만 이조차 여의치 않다. 공공사업은 올들어 크게 줄었으며 해외수주도 올 연초 기대만큼 호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실적은 8월말 현재 360억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9.0% 늘었다. 하지만 한화건설의 이라크 신도시 수주건을 제외하면 282억달러로 큰 호황이라고 확신하긴 어려운 실적이다. 여기에 사우디의 발주가 더딜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국내 업체들끼리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해외수주 성적은 양극화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올해 주택사업에 주력한 건설사들은 분양시장 선점효과가 있어 향후 분양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쥐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최근 대형사들 사이에서 뚜렷해진 국내 주택사업 기피현상으로 인해 대우건설과 삼성물산 등 주택사업을 오히려 늘린 업체들이 긍정적인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여전히 주택시장이 희망적인 상황은 아닌 만큼 GS건설과 대림산업 등 주택사업을 줄인 업체들도 해외 수주 등에서 실적을 올릴 수 있는 만큼 부정적으로만 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한때 건설사들은 주택사업을 줄여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며 "하지만 최근 삼성, 대우 등 일부 건설사들이 분양사업장 마다 양호한 성적을 내면서 주택사업을 선점한 건설사가 향후 시장선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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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