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이 유로존 부채위기에 따른 타격에 홍역을 치르고 있다.
분기 실적이 예상치에 못 미치거나 연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등 주요 수출 시장의 위기에 따른 충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알카텔 루슨트를 포함한 주요 기업들은 실적 악화를 이유로 대규모 감원을 단행키로 했다.
시장 전문가는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존 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낮은 데다 고용 악화와 소비 부진으로 내리막길을 탈 것이라는 관측이다.
포드와 애플 등 미국 간판급 기업은 물론이고 세계 최대 철강 업체인 아셀로 미탈, 푸조 등 굵직한 글로벌 기업들이 일제히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았다. 푸조는 상반기 적자를 기록했다.
유로존 부채위기에 따른 여파가 예상했던 것보다 심각하다는 것이 이들 기업의 공통된 의견이다.
스웨덴 트럭 업체 스카니아의 리프 오스틀링 최고경영자는 분기 순이익이 40% 급감한 가운데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부채위기가 점차 심화되는 가운데 유로존은 자동차를 포함한 고가 상품부터 요거트와 같은 작은 아이템까지 전반적인 소비가 급감하는 상황이다. 이는 글로벌 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EU 27개국은 미국 수출의 약20%를 차지한다. 또 S&P500 지수 편입 기업의 순이익과 매출액 가운데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17%에 이른다.
유럽 의존도가 높기는 중국도 마찬가지다. 유럽은 중국 최대 수출 시장인 만큼 위기에 따른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한 데다 미국 경제 성장 둔화 역시 중국의 숨통을 조이는 악재다.
톰슨 로이터에 따르면 S&P500 기업 중 195 기업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약 60%가 시장 전망을 밑도는 매출을 기록했다.
전체 기업의 매출 증가율은 3.9%에 그쳤고, 대부분의 기업이 유럽 위기에서 원인을 찾았다. 순이익 증가율은 13.6%로 이보다 높지만 대부분 비용 감축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반기와 이후 기업 이익에 대한 시장의 전망은 더욱 비관적이다. 유로존 정부의 긴축에 따른 매출 감소가 내년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톰슨 로이터에 따르면 기업 이익 전망 상향 조정보다 경고가 네 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BNP 파리바의 도미니크 바벳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는 물론이고 민간 소비자와 정부까지 모두 공포에 빠졌다”며 “이 때문에 실물 경기가 더욱 위축되는 악순환의 연속”이라고 말했다.
캐터필러의 마이크 드월트 디렉터는 “고객들이 내년 유로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운 채 보수적인 경영에 주력하고 있다”며 “제품 주문에 이 같은 움직임이 이미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