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가 돈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시중에 돈은 많은 듯한데 정작 보이지 않는다. 증권사들이 손익분기점을 맞추지 못할 정도로 거래대금이 줄었고, 증시 주변자금 규모도 큰 폭으로 줄었다. 금리인하 등으로 시중에 돈은 충분히 풀렸다고 한다. 그렇다고 부동산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도대체 그 많은 돈은 어디에 있는가.
뉴스핌은 증시자금의 이동과 이에 따른 재테크 전략, 그리고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의 움직임 등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뉴스핌=문형민 기자] "고객들의 자산이 마이너스이다보니 돈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약세장이라도 이러진 않았는데 하루하루가 힘들고 허탈한 웃음 밖에 안나옵니다."(A 증권사 목동지점장)
"주식 펀드 등 고위험 고수익 투자상품은 권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예요. 물가연동국채 등 국공채나 즉시연금 같은 저위험 저수익이면서 절세할 수 있는 상품에 관심이 많습니다."(B 증권사 강남지역 지점장)
금융투자업계가 "그 많던 돈이 다 어디로 갔나"라는 탄식이 나올 정도로 돈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꽁꽁 얼어붙어 고객들이 움직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 위탁매매나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 수입이 중요한 수익 기반인 증권사들의 속은 검게 타들어가고 있다. 고객이 맡긴 돈을 투자해서 수익을 돌려주는 자산운용사 역시 돈이 들어오지 않아 속앓이 중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을 합한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4월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4월에 6.9조원에서 5월 6.3조원, 6월 5.8조원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8월 코스피가 급락했을 때만 일평균 거래대금이 10조원을 넘었으나 거의 반토막이 된 셈이다.
통상 증권사들이 손익분기점을 맞추려면 일평균 거래대금이 일평균 7.5조~8조원 정도는 돼야 한다. 현재 수준으론 손실이 불가피하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증권사 영업점이 적자를 낸 것을 알려졌다.
거래대금 감소는 주식 회전율이 떨어진 탓이 크다. 회전율은 실제 지난 1월말 46.2%에서 6월말 34.9%로 11.3%p나 떨어졌다. 유럽재정위기 해결이 더디고, 미국 중국의 경제가 불확실해지며 주식 투자를 꺼리게 된 것.
회전율 하락뿐 아니라 증시 주변자금의 자금을 증시를 떠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과 신용융자 잔고, CMA 잔고, 랩 잔고, 주식형펀드 잔고, ELS 발행액 등을 합한 증시자금은 올 1월말 220조원에 달했다. 그렇지만 점차 줄어 6월말에는 209조원에 그쳤다. 1월말 대비 11조원 가량이 증시를 떠난 셈이다.
주식에 투자하려고 증권사에 맡겨놓은 돈인 투자자 예탁금은 1월 20.1조원에서 6월말 16.4조원로 줄었고, CMA 잔고 역시 같은 기간 41.7조원에서 37.7조원으로 축소됐다. 주식형펀드 잔고 또한 102.5조원에서 99.2조원으로 이탈이 계속됐다.

그렇다면 증시를 빠져나간 자금은 어디로 이동한 것일까. 전문가들은 MMF와 은행 정기예금, 채권 등 안전자산을 꼽는다.
주식 투자자들은 1주일 또는 보름 이상 투자할 자금이 아니라면 금리가 조금이라도 높은 MMF에 묶어 놓는다. MMF 잔고는 1월말 60.9조원에서 6월말 65.7조원으로 늘었다. 이어 이달들어 70조원대를 돌파했다.
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며 정기예금과 채권으로 자금이 흘러간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의 정기예금은 올 상반기에 25.6조원 증가했다.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 '머스트 해브(must have) 아이템'으로 불리는 물가연동국채의 상장 잔액은 2010년 1분기 1조6900억원에서 최근 5조2285억원으로 늘었고, 개인보유 비중도 같은 기간 16.0%에서 28.7%로 급증했다.
한편, 증시를 이탈한 자금이 회귀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를 인하로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예금의 매력도가 낮아졌다는 게 이유다.
한치환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직 본격적인 개인들의 주식 매수나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반전의 여건이 점차 마련돼 이제는 시간 문제"라며 "글로벌 위기 이후 주요국의 정책적 노력으로 금리가 낮아지면서 주식의 투자매력도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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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