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금융위기 및 경기 하강의 단초를 제공한 부동산 가격 하락이 멈추지 않을 기세다.
유로존 부채위기의 진원지인 스페인의 부동산 가격이 하락 압박을 받으면서 금융시스템 붕괴 우려를 더하는 한편 런던의 주택 매도호가가 공급 과잉으로 급락했다.
미국 역시 은행권 압류가 다시 급물살을 타면서 주택 가격을 끌어내릴 것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 런던, 주택 매도호가 최대폭 하락
16일(현지시간) 영국 최대 부동산시장 조사업체 라이트무브에 따르면 7월 런던 주택의 매도호가가 사상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매도 호가는 46만304파운드(71만5600달러)로 전월 대비 3.6%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공급이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빚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주택 매물이 위축되지 않을 경우 가격 하락은 지속될 것이라는 데 전문가 의견이 모아졌다.
인베스텍 증권의 빅토리아 클라크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이 극심한 불경기에 빠졌다”며 “매물이 최근 추세를 지속할 경우 주택 가격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7월 신규 주택 매물은 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름철 매물이 이처럼 늘어난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얘기다.
이와 함께 부동산 관련 세금 인상도 가격 하락에 한 몫 한 것으로 해석된다.
언스트앤영의 아이템 클럽 역시 올해 주택 가격이 2%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 스페인, 부동산 버블 붕괴-금융권 부실 ‘악순환’
부동산 버블이 꺼지면서 촉발된 스페인의 금융권 부실을 해소하기 위해 1000억유로에 이르는 자금 지원이 이뤄졌지만 상황은 개선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권과 정부의 부채 축소 및 자산 매각이 지속되면서 가격 하락 압박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
16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마드리드 정부가 중심지의 오피스 빌딩 100건을 향후 3년에 걸쳐 매각할 계획이다. 자산을 팔아 재정적자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첫 공개 경매가 이달 말 이뤄지며, 이 때 15건의 부동산이 매물로 나올 예정이다. 매각 금액은 6200만유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 가능한 부동산 잠재 매물이 수백 건에 이르며, 가치가 높은 물건부터 시장에 내놓는다는 것이 마드리드 정부의 계획이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는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사자’에 나설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부동산 투자업체 트리스탄 캐피탈 파트너스의 사이먼 마틴 리서치 헤드는 “스페인의 거시경제 및 부동산 시장 전망이 흐리기 때문에 기대만큼 투자자들의 반응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금융권 신용경색으로 인해 부동산 자산 매입을 위한 자금 조달부터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오히려 부동산 가격 하락을 가속화해 금융권 부실 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고 시장 전문가는 진단했다.
◆ 美 은행권 압류 매물 쏟아진다
최근 둔화 조짐을 보인 미국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다시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은행권이 모기지 대출 연체 부동산과 압류 주택 등 매물을 시장에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조사 업체 리얼티트랙에 따르면 은행권의 신규 부동산 압류가 2개월 연속 증가했다.
2분기 압류 개시는 전분기 대비 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압류 통보를 받은 주택은 100만 건을 웃돌았다.
리얼티트랙의 브랜든 무어 대표는 “모기지 대출 원리금이 연체된 주택에 대해 금융권이 압류에 적극 나서는 움직임”이라며 “이들 물건은 대출 원금보다 낮은 가격에 팔려 나갈 가능성이 높고, 이는 하반기와 내년까지 주택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어로직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기준 대출금이 주택 시장가격보다 높은 이른바 ‘깡통주택’은 1140만 건에 달했다. 이는 모기지 대출을 받은 주택의 24%에 이르는 수치다.
이들은 잠재적인 디폴트 리스크가 높고, 중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 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는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