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 부채위기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에 힘이 실리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최악의 결과를 상정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스페인 금융권 지원과 유로존 은행권 단일 감독 기구 도입,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하에 이르기까지 EU 정책자들은 부채위기를 넘기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덴마크 크로네가 안전자산으로 부상하는 등 투자자들 사이에 유로존 붕괴를 기정사실화한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 ‘비현실’이 현실화 속출
10일(현지시각) 모간 스탠리는 유로존 붕괴가 코앞에 닥친 사안이 아니지만 비현실적인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5일 덴마크 중앙은행이 약 200년 역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제로로 떨어뜨린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크로네의 급등에 제동을 걸기 위한 조치였다.
이후 크로네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리꽂혔지만 다시 급반등, 금리 인하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금리 인하에도 덴마크 금융권에 유입된 글로벌 자금은 불과 3거래일 사이 1470억크로네(240억달러)에 달했고, 덴마크 중앙은행은 이에 대해 마이너스 0.2%의 금리를 적용했다.
유로존 붕괴가 가시화될 경우에 대비해 안전한 투자처를 찾는 데 혈안이 된 투자자들이 크로네 ‘사자’에 열을 올린 결과다.
미즈호의 닐 존스 헤지펀드 헤드는 “덴마크는 투자자들이 안전한 곳으로 판단하는 몇 안 되는 안전지대 중 한 곳”이라며 “유로존 붕괴 리스크가 우려된다면 마이너스 금리라 하더라도 현금 자산을 묻어 두기에 적절한 투자처”라고 전했다.
독일과 네덜란드에 이어 프랑스까지 단기물 국채를 마이너스 금리에 발행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투자가들은 유로존 위기가 악화될수록 과거 생각하기 어려웠던 일들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 가장 비현실적인 것, 유로존 위기 탈출
시장조사 업체 인트레이드닷컴에 따르면 연말까지 유로존 회원국 탈퇴 가능성이 27.3%로 집계됐고, 2013년의 가능성은 53.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투자자들이 감안하는 회원국 탈퇴 및 유로존 붕괴 가능성은 통계 수치를 크게 웃도는 실정이다. 유로존이 명맥을 유지한다 하더라도 유로존 정책자들이 이번 부채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칼 와인버그 대표는 “지난 2년 6개월 동안 EU 정책자들은 위기 진화에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로존 3위 경제국인 스페인의 운명이 투기꾼들의 손에 맡겨진 것이나 다름없다”며 “통합된 정책 및 재정 시스템의 부재로 인해 이번 위기를 질서 있게 빠져나가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노무라의 리처드 쿠 이코노미스트도 “EU 정책자들이 상황 진단을 정확히 내리지 못한 데 따라 부채위기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며 금융시스템은 물론이고 유로존을 필두로 글로벌 경제가 ‘아마겟돈’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