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유럽 위기가 심화될 때마다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미 국채나 독일, 스위스 국채로 몸을 숨겼다.
하지만 지구촌 경제가 선진국의 정치적 무능력으로 파편화된 마당에서, 굳이 미 국채 등을 고집하기 보다는 호주나 싱가포르 국채를 매입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미국 대형은행의 자산운용 전문가들이 권고했다는 소식이다.
이 같은 변화는 전 지구적인 '불안정성의 시대'에서 구체적인 투자 대안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의 웰스매니지먼트(WM) 담당자들이 이번 달 부유한 고객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이제까지의 전통적인 지정학적인 배치를 완전히 바꿀 것을 주문했다면서, 이제 일부 금융권에서는 말로만 '대안'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변화를 적용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햇다.
메릴린치의 전문가들은 먼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 7개국(G7)으로부터 중국 등이 포함된 주요 20개국(G20)으로 세계경제의 축이 이동했다는 점을 환기했다. 20세기 후반까지 세계 경제는 미국이 지배하는 제도, 즉 G7을 중심으로 돌아갔으나 2008~09년 금융 위기가 발생한 뒤에는 사정이 변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G20도 그 무능력을 드러내면서 전 지구적인 정치적 무능력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 BofA-메릴린치 자산관리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결국 이들은 정치적 컨설턴트인 이안 브레머가 사용한 단어를 이용, 아무도 세계경제와 정치적 지형을 책임을 질 수 없는 이른바 'G0(지-제로)'의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현재 상황을 정의했다.
메릴린치의 전문가들은 고객들에게 패닉 상태에 빠져서 금을 매수하거나 하지 말고, 오히려 믿을 수 없는 국채보다는 차리리 투명하고 성장을 지속하는 회사 채권에 투자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선진국'과 '개도국'의 이분법에서 벗어날 것을 주문했다. 개도국 중에서도 인도네시아와 가나 같은 구조적으로 번성하는 유망한 국가들이 존재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 또한 이들은 인플레이션과 높은 세금의 부담을 감안해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이들은 미국 국채가 무위험 자산이라는 고정관념을 폐기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주장했다. 'G0' 세계에서 이 같은 생각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메릴린치의 자산전문가들은 "전통적으로 채권 포트폴리오의 절반 이상을 미 국채와 지방채 등에 할당하는 구식 포트폴리오를 폐기하고, 호주 국채나 싱가포르 국채까지 포함하는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FT는 이 같은 주장이 모든 투자자로부터 동의를 얻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이런 움직임이 메릴린치만 유일한 것은 아니고 이미 다른 금융회사들 일부에서도 같은 변화가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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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