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기자]우리나라에서 골프를 즐기려면 진짜 돈과 시간이 많아야 한다. 좀 있어선 곤란하다.
골프장 잔디가 푸른색을 띠었는가 싶으면 장마철에 접어들어 무덥고 장마가 끝났나 싶으면 잔디가 누러지기 시작한다. 이쯤 되면 바로 서리가 내리고 땅이 언다. 이렇게 우리나라는 골프 하기에 별로 좋은 환경이 아니다.
골프 환경이 좋지 않다보니 돈과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린피는 비싸지, 아직도 주말 부킹은 어렵고, 골프 좀 할 만하면 경기진행이 밀리지, 인내를 필요로 하는 게 골프다.

더 기가 막히는 것은 매너 없는 골퍼들을 만나는 것이다. ‘조폭형’ 골퍼들이다. 뭐 주먹을 날리고 회칼을 들어야 조폭이 아니다. 골프장은 보통 6분 간격으로 부킹을 받는다. 그것도 모자라 중간 중간 끼워 넣기 까지 한다. 경기진행이 밀릴 수밖에 없다.
라운드 중 몇 십 분씩 기다리는 것은 일도 아니다. 골퍼들도 이제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인다. 그린피를 더 낸 주말에는 더 밀린다.
매홀 진행이 밀리는데 앞 팀이 헤매기까지 하면 정말 환장한다. 뭘 그리 먹었는지 배는 ‘남산’처럼 나온 4명이 티샷은 물론 아이언샷도 페어웨이를 놔두고 모두 산으로 쳐댄다.
페어웨이로 볼이 나와도 칠 생각은 안하고 빈 스윙만 하는 사람이 없나, 어드레스를 한 뒤 볼만 1분 이상 쳐다보고 있는 사람이 없나 그야말로 가관이다. 그나마 다행은 OB티가 피칭거리에 있다는 것. 그런데 이런 골퍼들은 그린에 올라가면 내려 올 생각을 않는다. 3퍼트, 4퍼트는 기본이다. 그 정도 수준이면 ‘기브’를 줄만도 한데 말이다. 이런 앞 팀이 있으면 세컨샷 지점에서 5분이고 10분이고 마냥 기다려야 한다.
다음 홀로 이동해서도 앞 팀의 경기진행은 마찬가지다. 마지막으로 드라이버 티샷을 하는 골퍼가 빈 스윙 4번에 1분 이상 볼을 쳐다본 뒤 샷을 한다. 볼은 예상대로 50m도 못 날아가고 오른쪽 확 감기고 만다. OB다. 그리고 나서 하는 말이 “난 갤러리가 있으면 안 된다 말야. 역시 난 관중에 약해.” 주는 거 없이 ‘미운 놈’이 바로 이런 골퍼다. ‘조폭형’골퍼다.
이쯤되면 캐디도 이미 ‘뚜껑’이 열린 상태라 가만히 있지 않는다. “아까는 갤러리가 없어도 그랬잖아요. 빨리 OB티로 이동하세요.”
그러나 이 배불뚝이 골퍼는 어슬렁거리며 걷는다. 그리고 OB티로 빨리 가라는 말은 안 듣고 볼 찾으러 간다. 언덕 밑으로 내려간 골퍼가 죽었는지 나오질 않는다.
한참 뒤 꺼먼 머리가 보이는가 싶더니 볼 하나가 휙 넘어온다. ‘알’을 깐 게 틀림없다. 알을까도 너무 어설프게 깠다. 그리고는 볼이 살아 있어 쳤다고 큰소리를 친다. 캐디는 벌써 그린쪽에 다 왔는데 “언니 5번 아이언 가져와”하고 소리를 지른다.
경험상 알 깐 볼은 잘 맞지 않는다. 뒤땅에 볼 머리를 쳐대지 않나 결국 OB티에서 친 것보다 더 치고 만다. 더블파(양파)다.
홀 아웃한 앞 팀은 그린위에서 내기골프 계산을 하느라 또 옥신각신한다. “난 보기니까 5000원 내놔라, 니는 더블 아닌가.” 그러자 또 한사람의 동반자가 “너도 더블이다, 병신같이 니 스코어도 모르나”하고 목소리를 높인다.
5000원 앞에선 ‘조폭형’골퍼도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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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종달 기자 (jdgolf@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