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기자]옛날 국내 굴지의 대기업 회장은 인사철이 되면 직원을 골프장으로 불렀다고 한다. 승진을 앞둔 그들과 사적인 얘기까지 나눠며 망중한(忙中閑)을 즐겼다.
아마 직원들은 회장이 골프를 하자고 부르니 너무 좋았을 것이다. 뭐 좋은 소식이 있을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이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이들과 라운드를 하면서 장차 회사의 장래를 맡겨도 되는 인물인지 알고 싶었던 것. 사람의 됨됨이를 알아보려면 골프보다 좋은 게 없다고 한다. 18홀 라운드 중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골프인구는 300만명이니 500만명이니 한다. 골프인구가 참 많이 늘었다. 골프인구는 증가세에 있다.
그러나 나라 돌아가는 꼴을 보면 골프인구와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잘 알다시피 골프는 에티켓과 매너를 중시한다. 심판이 없는 유일한 스포츠다. 골퍼 스스로가 심판인 셈이다. 골프규칙 제1장도 에티켓에 관한 것이다.
우리나라 골프인구 중에는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많다. 골퍼 중에는 국회의원도 있고 고위 공무원도 있다. 골프를 제대로 배웠다면 작금의 비리와 반칙, 편법 등이 난무하지 말았어야 옳다. 정권 말기마다 왜 이리 돈을 받은 ‘놈’들이 쏟아져 나오는 지 답답할 뿐이다. 다 먹고 살만하고 사회적 지위도 있는데 말이다.
일본의 WBC 수퍼플라이급 챔피언인 사토 요타(27)는 세계 챔피언이 된 뒤에도 시간당 1000엔짜리 주유소 알바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이 알바를 계속하는 이유를 세계 챔피언이 됐다고 달라진 게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에게 이 1000엔짜리 알바는 직업(프로복서)의 완성도를 위해 필요한 것이다. 이 알바를 안 하면 자신은 물론 직업도 끝장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반칙을 하고 돈을 탐하는 우리 ‘높은 신 분’들과는 참 달라도 너무 다르다.
아직 구린내가 진동하는 것을 보면 파이시티 건이나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선거 외에도 우리가 모르는 ‘반칙’이 또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반칙’을 범한 사람들이 골프에 입문한 골퍼일거라는 생각을 하니 골프를 한 게 후회스러운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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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종달 기자 (jdgolf@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