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정크본드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특히 투자 조건을 대폭 완화해 대출자 보호 관행을 대부분 삭제한 이른바 ‘커버넌트 라이트(covenant lite)' 대출 증가가 두드러져 주목된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 경제지표가 회복 신호를 보이면서 위험자산 투자 심리를 자극한 데 따른 것으로, 2010년과 2011년 초에도 나타났던 현상이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당시 경기 하강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투자자들이 커다란 손실을 봤고, 이번에도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4월 커버넌트 라이트 대출은 115억달러를 기록, 올해 1분기 전체 투자 규모인 36억달러를 크게 웃돌았다고 톰슨 로이터가 1일 밝혔다. 지난달 대출 규모는 지난해 5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들어 정크본드 투자에 집중하는 기관투자자는 물론이고 개인 투자자까지 가세하면서 커버넌트 라이트 대출이 대폭 늘어났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도이체방크의 케빈 셜록 하이일드 캐피탈 마켓 헤드는 “고수익에 목이 마른 투자자들이 커버넌트 라이트 대출 채권을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디폴트율이 안정을 이루자 투자심리가 개선된 한편 고수익을 추구하는 공격형 투자자들이 커버넌트 라이트에 뭉칫돈을 투입하고 있다는 얘기다.
자금을 확보한 기업의 신용등급은 점차 낮아지는 상황이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에 따르면 올들어 4월까지 커버넌트 라이트 대출을 받은 기업의 23.4%는 B 등급 이하의 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크 등급인 할인 유통업체 99센트 온리 스토어와 토이저러스가 최근 커버넌트 라이트 대출을 받았고, B+ 등급에 그친 바슈롬이 자금 확보에 나섰다. 특히 호텔리어 샘 나자리언이 라스베가스의 카지노 호텔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 3억달러 규모의 커버넌트 라이트 대출을 받은 데 대해 투자가들은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공격적인 투자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해밀턴 레인 어드바이저스의 마리오 지아니니 최고경영자(CEO)는 “경제 지표가 개선된 만큼 대출 문턱이 낮아지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커버넌트 라이트 대출 증가는 늘 자금시장 사이클의 막다른 지점이었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