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때문에 '상도(商道)'의 기본을 얼마나 지키고 있느냐에 따라 공정한 거래가 성립되며 그에 따른 신뢰는두터울 수 밖에 없다.
지난 2일 그린손해보험(회장 이영두)은 금융감독원을 통해 신안그룹(회장 박순석)에게 경영권을 넘기는 내용을 골자로 한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하면서 경영난 늪에 빠진 기업 살리기를 모색한 바 있다.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던 그린손보가 경영개선을 위해 신안그룹에 경영권을 넘기겠다는 '경영개선계획안'이 금감원에 제출됐다는 소식이 모든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시장과 업계는 삽시간에 술렁거렸다.
실제 그린손보는 추락했던 주가가 12%까지 급등하면서 반짝 특수를 보였고 그린손보 개미주들 역시 실망주로 전락한 그린손보가 신안그룹에 인수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해지면서 '반등(反騰)'을 조심스레 기대하기도 했다.
일찌감치 우호적 M&A를 통해 건설, 레저, 금융, 철강, 호텔 등 다각화된 사업영역을 확보한 신안그룹은 이미 '신안저축은행','바로투자증권' 등을 보유하면서 쌓아온 금융사업 노하우가 축적된 만큼 그린손보를 포용하는데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일각에서는 신안그룹이 운영하는 신안저축은행과 바로투자증권이 업계, 시장에서 탄탄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을만큼 그린손보 인수자격이 충분하다는 평가와 더불어 금융사업부문 보강을 위해 신안그룹은 그린손보 인수를 통해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 될 것이라는 평가 역시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신안그룹의 그린손보 인수계획은 금감원 발표 25일만에 원점으로 돌아갔다. 가장 큰 원인은 가격 협상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초 그린손보는 이영두 그린손보 회장의 지분 매각가 800억원대를 비롯해 유상증자 실권주까지 포함할 경우 실제 매각가격은 약 1400억원 상당이라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신안그룹의 그린손보 인수가 확실시 될 것으로 기대했던 시장과 업계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노조와의 갈등, 심각한 경영난, 여기에 주식시세조정 혐의에 따른 이영두 회장의 검찰조사 등 리스크 가득한 그린손보가 인수가격 협상을 놓고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는데 업계는 의아스럽다는 눈치다.
설상가상 그린손보 노조는 인력 구조조정과 임금삭감, 감축, 연봉제 전환 등 구조개선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모든 책임을 신안그룹측에 떠넘기는 상식밖의 배수진을 치면서 신안그룹의 인수의지를 꺾는데 한 몫 거들고 있다.
그린손보 경영진과 노조측은 매각계획이 백지화된 만큼 기업회생을 위해 노사가 협의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미 내홍이 곪을대로 곪은 그린손보의 경영이 개선화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신안그룹은 그린손보 인수를 위한 단계적 과정을 통해 실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그린손보가 제시한 가격만큼의 상품성과 달리 리스크가 많다는 입장이다.
공정한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무엇보다 상품의 질이 우선시되야 하는데 노조를 비롯한 그린손보 부실의 정도가 너무 심각해 정상적인 가격에 매입한다는 것은 그룹차원에서 리스크로 작용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한 시장 전문가는 "그린손보의 부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심화됐다"며"인수가격 네고를 그린손보가 요구한다면 정당한 가치를 인정할 수 있을만큼의 상품성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린손보의 현재 상품성을 냉철하게 따져볼 때 신안그룹 입장에서 받아들이기는 무리수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안그룹과 경영권 매각 협상이 결렬된 그린손보측은 신안그룹 외에 매각협상을 추진 중인 또 다른 업체가 있다며 신안그룹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자신들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기회는 있다고 자신하고 나섰다.
문제는 가치평가를 운운하는 그린손보가 시장에서 얼마나 상품가치를 인정받을수 있느냐다. 그린손보의 브랜드 이미지는 이미 시장에서 부실화된 대표적 기업으로 저평가됐고 무엇보다 구조개선 반대를 요구하는 노조간의 갈등을 떠앉을 매수자가 선뜻 나선다는 것 역시 현재로써는 막연할 뿐이다.
중국 초(楚)나라의 굴원(屈原)과 그 말류(末流)의 사(辭)를 모은 책인 초사(楚辭)에 나오는 '석계이등천(釋階而登天)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풀이하자면 '사다리를 버리고 하늘에 오르려 하지만 불가능한 일'을 비유한 말이다.
그린손보가 신안그룹에 경영권을 매각하고 경영부실로 추락한 기업개선을 꾀하려 처음에는 썪은 동아줄을 잡아보는 심정으로 매달렸지만 막상 가격 협상을 놓고 갑론을박하며 자신들의 이득을 챙기려 다른 동아줄에 눈을 돌리려 하지만 고름 가득한 자신의 처지를 인정치 못하면 결코 뜻대로 될 수 없다는 옛 성현의 경고가 고스란히 나타내고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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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송협 기자 (backi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