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기자]주말골퍼의 라운드는 항상 미련이 남는다. 9홀만 더 쳤으면 하는 생각이 굴뚝 같다. 라운드가 끝날 때쯤 되면 볼이 잘 맞는 골퍼들은 더 그렇다.
벼르고 별러 하는 라운드다 보니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앞선다. 뭔가 보여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크다.
그런데 골프가 어디 마음대로 되는 운동인가. 잔뜩 기대를 걸고 골프장에 나왔는데 첫 홀부터 OB에다 간신히 더블파(양파)로 막으면 미쳐 죽는다. 점잖은 체면에 쌍소리를 할 수도 없고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이렇게 첫 홀부터 김이 새면 후반 9홀에 가도 마찬가지다. 보통 전반 9홀에서 죽을 쑤고 나면 그늘집에 앉아 맥주 한 캔 들이키고 나서 후반에나 잘해보자고 마음을 다잡는다.
그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10번홀(파5) 티잉 그라운드에 선다. 페어웨이 오른쪽은 러프 지역이고 그 바깥쪽은 OB구역이다. 페어웨이 왼쪽을 벗어나면 깊은 러프 지역이다. 또 워터해저드가 그린까지 연결되어 있다. 그린도 까다롭다. 2단 그린으로 되어 있고 왼쪽은 워터해저드 오른쪽은 벙커로 둘러 쌓여 있는 홀이다. 딱 봐도 부담이 가는 홀이다. 드라이버에 이은 2, 3번째 샷이 모두 미스 없이 정확하게 맞아야 파온이 가능하다.
마음을 가다듬고 후반을 시작하는 만큼 느낌이 좋았다. 드라이버 티샷은 약간 오른쪽으로 감겨 페어웨이 경계인 러프에 떨어졌다. 잔디가 별로 길지 않은 러프라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볼이 조금 움푹 파진 곳에 놓여 있었다. 클럽 선택이 문제였다. 페어웨이라면 당연히 3번 우드를 잡는 게 정석이다. 볼 위치가 좋지 않은 관계로 5번 아이언과 5번 우드를 놓고 고민하다가 5번 우드를 잡았다. 실수를 해도 150 야드만 날리면 되기 때문이었다. 이럴 때 몰지각한 골퍼는 볼을 발로 툭 차 움푹 들어간 곳에서 꺼내 놓고 친다.
그러나 이 5번 우드로 친 두 번째 샷은 헤드업으로 토핑이 나고 말았다. 볼은 60야드 남짓 굴러 갔다. 홀까지 남은 거리는 250야드로 파온은 이미 물 건너 간 셈이다.
마음을 다잡은 10번홀에서 미스샷을 하고 나니 또 화가 치밀었다. 하지 않아도 될 실수를 했기 때문이었다. 너무 화가 나서 캐디에게 볼을 하나 달라고 해 똑 같은 위치에 놓고 연습으로 다시한번 5번 우드로 샷을 날렸다. 이번에는 정말 그림같이 맞았다. 180야드 이상 날아간 것 같았다.
그런데 임팩트 직후 허리에 이상 징후를 느꼈다. 뭔가 뜨끔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 이후 아예 허리를 펴지도 굽히지도 못할 정도여서 라운들 포기했다.
이는 골프를 좀 한다는 K씨의 얘기다. 미스샷으로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상태에서 볼을 한번 더 쳤다 생긴 일이다. 홧김에 휘두르는 샷은 이렇게 몸을 해치기 쉽다. 골프는 허리로, 힘으로 치는 게 아니다. 볼이 안 맞고 화가 날수록 ‘여자 다루듯’ 그게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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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종달 기자 (jdgolf@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