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현역 국회의원 교체를 의미하는 소위 '물갈이론'에 대해 뚜렷한 방향성 없이 교체비율에만 집착하면서 그나마 의원 경험자의 축적된 역량이 사라지고 '바꿔도 똑같다'는 정치 불신만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9일까지 이번 4·11 총선 공천 심사에서 새누리당은 지역구 현역 144명 가운데 60명(41.6%), 민주통합당은 지역구 74명 중 20명(27%)의 현역의원이 교체(경선탈락+불출마)됐다.
양당은 공천 시작부터 현역 의원의 대폭 물갈이를 개혁공천이라고 내세웠다.
강철규 민주당 공심위원장은 지난 11일 "현역 의원을 많이 교체하고 여성이나 신진인사들, 그리고 스토리가 있는 분들을 많이 공천하면 그것이 감동이 있는 공천"이라고 밝혔다. 현역의원 교체가 감동공천이라는 것이다.
새누리당도 '현역 의원 하위 25% 컷오프 룰'을 제시하며 현역의원 50% 교체를 공언하기도 했다.
선거는 정치의 책임성을 담보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책임추궁'의 기능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역의원 교체 비율이 높은 것이 정치발전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 역대 총선 초선의원 비율 50% 육박
실제 우리나라 국회의 초선의원 비율은 총선 당시 당선자 기준으로 민주화 이후 선거인 13대(55.5%)부터 14대(39.1%), 15대(45.8%), 16대(40.7%), 17대(62.5%), 18대(44.8%)로 이어지면서 평균 48.1%에 이르고 있다. 절반에 가까운 의원이 총선 때마다 교체돼온 것이다.
하지만 정치에 대한 효능감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유권자들의 투표율은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투표율은 13대 총선에서 75.8%를 기록한 후 14대(71.9%), 15대(63.9%), 16대(57.2%), 17대(60.6%), 18대(46.1%)로 떨어지는 상황이다.

때문에 현역의원 교체를 정치개혁이라고 주장하는 시각과 교체비율만이 부각되는 상황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물갈이론'이 나온 배경 중의 하나는 공천 제도를 바꿔도 현역의원의 기득권을 넘어서지 못하기 때문"이라면서도 "어떤 사람으로 교체됐느냐보다는 얼마 만큼 빠져나갔느냐에만 주목하다보니 '교체 목적'과 '방향'이 없다"고 지적했다.
단순한 교체비율이 아니라 기존 국회에서 어떤 부분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를 채워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논리에서 '물갈이론'이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당이나 정책 등이 아닌 '목적없는 물갈이론'에 집착하는 것은 지극히 한국적인 현상으로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국회의 한 보좌관은 "(무작정) 교체의 목소리가 세다 보니까 목욕물 버리다 애까지 버리는 꼴이 돼 버렸다"며 "실제 경쟁력이 있는 사람도 바꿔야 한다는 논리에 공천을 못 받는 경우도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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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