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곽도흔 기자] 지난 2월9일 12분 동안 전원공급이 중단된 고리원전 1호기. 단순 조작 실수라는 정부 발표지만 그러나 정식 보고가 되기까지 한 달여가 걸렸다. 왜 현장에서 보고가 늦어졌을까.
14일 김종신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언론브리핑에서 밝힌 보고 누락 사유는 우리나라 원자력 정책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아무도 100%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는 원전이지만 정부에서 강력히 원전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심각한 문제인 것을 알면서도 사태의 파장을 우려해 보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날 브리핑에 나선 김종신 사장은 현장에서 보고가 늦어진 이유로 “현장 담당자들이 비상발령 시점이 늦어지면서 많은 고민 끝에 아예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발전소가 저녁 8시쯤에 꺼졌는데 갑자기 전원이 상실되니까 당황해서 상황파악하고 어떻게 복구해야 하는지 하다가 12분 만에 복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상발령을 해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이미 늦었고 고리 1호기가 수명을 연장하며 겪은 많은 어려움 때문에 (사건이 커질 것을 염려해)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사장에 따르면 당시 현장 담당자들은 잠깐 동안의 원전 고장이었지만 많은 고민을 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우리나라 원전 중 가장 오래된 고리 1호기가 수명을 연장하면서 아직도 사회에서는 고리1호기를 파기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는 고민이었다.
노후한 고리 원전 1호기가 또 고장이 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폐기 목소리가 높아질 것을 염려한 것이다.
또 최근 반핵을 넘어 탈핵을 주장하는 시민단체들의 움직임도 원전 고장을 비밀로 해야 한다는 이유가 됐다.
아울러 마침 후쿠시마 원전사고 1주기를 맞는 등 여러 가지 굉장히 복잡한 생각을 하면서 사태 파악을 바로하지 못했다.
담당 인력의 조작 실수로 안전을 최우선하는 원전이 잠깐이지만 전원공급이 중단됐다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불법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들이 보고를 하지 못하게 했던 심리적인 이유가 더 심각해보인다.
그러나 김종신 사장은 이번 사태에 자괴감을 느낀다면서도 브리핑 내내 고리 원전 1호기가 안전에는 문제가 전혀 없다는 사실만을 강조했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도 “이번 사태는 비상절차 중에 전원이 이어졌기 때문에 원전 그 자체, 원전의 안전성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며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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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