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국채 수익률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2월 한달 동안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월간 금리 상승세를 기록하게 됐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 시장이 기대했던 양적완화(QE)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자 ‘팔자’가 우세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희석되면서 미 국채에 하락 압박을 가했다.
유럽에서는 독일 국채가 하락한 반면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는 강한 상승 흐름을 연출했다.
29일(현지시간) 미 벤치마크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bp 상승한 1.98%를 나타냈다. 버냉키 의장의 발언 직후 수익률은 2%를 ‘터치’한 후 가파르게 떨어졌으나 곧 반등했다. 30년물 수익률은 2bp 오른 3.10%에 거래됐고, 5년물과 7년물이 각각 3bp 상승했다.
1월말 1.80% 수준을 기록한 10년물 금리는 2% 부근까지 상승한 모양새가 되면서, ECB의 1차 LTRO가 개시된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월간 상승세를 기록했다.
미즈호 증권의 제임스 콤비아스 채권 트레이더는 “버냉키 의장이 추가 QE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에 대해 언급하지 않자 실망감이 번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여전히 국채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기 때문에 상황은 반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실업률이 최근 약 1년 사이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했지만 여전히 정상 수준과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또 올해 미국 경제가 지난해 하반기보다 높은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트래디션 에이실 증권의 폴 호만 브로커는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시장에서는 추가 QE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됐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3차 QE를 통해 모기지 증권을 사들일 것으로 예상하고, 시기를 올해 상반기로 점쳤다. 추가 유동성 공급에 대한 기대가 높은 데다 일정 부분 가격에 반영된 만큼 예상이 빗나갈 경우 후유증이 불가피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미 국채선물 6월물은 버냉키 발언이 나오기 직전 131.34375포인트에서 급격히 130.71875까지 하락하는 등 대거 매물을 맞았다. 이미 투기세력들의 재무증권에 대한 순매수 포지션이 크게 높아진 상황이었다.
한편, 이날 ECB는 800개 은행을 대상으로 5295억유로의 3년 만기 대출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투자심리가 ‘리스크-온’에 기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가 상승세를 지속한 반면 독일 국채는 하락했다. 이탈리아 2년물 국채 수익률은 29bp 급락한 2.15%를 나타냈다. 스페인 2년물 수익률 역시 13bp 떨어진 2.32%를 기록, 10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반면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bp 상승한 1.81%에 거래됐다. 지난달 독일 실업률이 최저 수준을 유지한 것도 수익률 하락에 힘을 실었다.
BNP 파리바의 패트릭 자크 채권 전략가는 “1차 LTRO에서 나타났던 영향이 강화될 것”이라며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특히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