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서울시가 정부를 상대로 법상 개념화돼 있는 국민주택 규모를 축소할 것을 요구하면서 이를 놓고 특히 강남 재건축 조합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주택 규모가 축소될 경우 서울시가 자치구에 요구하고 있는 재건축시 소형주택 의무비율 확대가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70년대 이후 개념화 돼 30년이 넘도록 공공주택사업의 기본 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국민주택 규모'는 전용 85㎡(25.7평)이하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공급 면적으로 표기되는 분양시장에서는 32~35평형 주택이 이에 해당한다.
국민주택 규모가 갑자기 쟁점이 된 까닭은 서울시와 국토부 재건축 소형평형 의무비율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데서 비롯된다.
60㎡이하 소형 주택을 확보해 박 시장의 공약 사항인 서민주택 확충을 지향하는 서울시와 정비사업 수익성 확보를 통해 주택시장 부활을 지향하는 국토부가 전면으로 부딪힌 것이다.
수도권 재건축사업에만 적용되는 재건축 소형평형 의무비율은 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전용 60㎡이하 20% 60~85㎡이하 40% 85㎡초과 40%인 이른바 2:4:4 방식이었지만 IMF 직후인 1998년 정부가 주택시장 부양을 위해 폐지함으로써 첫 손질을 당하게 됐다.
이후 2001년 주택시장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재건축 시장 투기 열풍이 거세지자 정부는 전용 60㎡이하 물량을 20% 지어야하는 소형평형 의무비율을 재도입했으며, 이어 재건축 투자열기를 억제하려던 참여정부는 98년 이전으로 소형평형 의무비율을 돌리는 내용으로 도시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을 개정함으로써 재건축 열기는 크게 꺾이게 됐다.
이후 2009년 침체된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도정법을 다시 개정, 소형평형 의무비율을 참여정부 이전인 85㎡이하 60%로 규정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가 개정한 소형평형 의무비율은 아직 적용되지 않고 있다. 지난 2009년 4월 오세훈 당시 시장과 한나라당이 다수였던 서울시의회가 도시계획조례로 기존 2:4:4 소형평형 의무비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도정법에 명시된 소형평형 의무비율은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가 요구하는 국민주택 규모 축소는 바로 소형평형 의무비율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수단으로 꼽힌다. 국민주택 규모가 서울시의 요구대로 60㎡이하로 축소되면 소형평형 의무비율도 재조정될 수 밖에 없으며, 이 경우 서울시가 요구하는 초소형 주택의 건립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60㎡이하규모 주택을 50%까지 적용하는 소형평형 의무비율을 관철하기 위해 나서고 있지만 상황은 쉽지 않다. 실제 강남구의 경우 서울시의 소형평형 의무비율 50% 확대 요구에 정면 반박에 나선 상태며, 이 같은 점은 서초, 송파 등 다른 강남권 지역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강남권 자치구들이 시의 60㎡이하 주택 50%확대에 반발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중산층 이상을 수요자로 놓고 추진하는 재건축 사업에서 소형주택이 많아질 경우 사업성이 크게 악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입주한 재건축 단지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의 전용 60㎡의 3.3㎡당 현 시세는 3518만원인 반면 전용 85㎡주택의 3.3㎡당 매매가는 3954만원으로 약 10% 가량 높은 매매가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2008년 분양된 이 아파트의 일반 분양가도 전용 60㎡인 83㎡는 3.3㎡당 2783만~3045만원이었으며, 전용 85㎡인 116㎡는 3.3㎡당 3100만~3360만원으로 책정돼 전용 60㎡보다 3.3㎡당 10%선인 300만~400만원 가량 높았다. 이에 따라 소형주택 비율이 확대되면 조합원들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수 밖에 없게 된다.
시장에서는 서민용 주택이 60㎡이하가 돼야한다는 점은 공감하지만 재개발·뉴타운과 달리 순수 민간 사업인 재건축에서까지 이를 강제하려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판단을 내놓고 있다. 더욱이 최근 서울시가 강남구에 개포단지 재건축시 소형주택을 50%까지 늘리지 않으면 승인을 내주지 않겠다는 엄포성 발언을 하면서 시장의 불만도 거세지고 있다.
한 시장 전문가는 "정부와 공기업이 추진하는 서민용 공공분양 주택에서 기존처럼 85㎡급 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문제가 있겠지만 조합원들의 자체 사업인 재건축에서까지 서울시나 정부가 강제로 소형 주택을 지으라고 요구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정치적인 잣대로만 주택 정책을 봐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원들의 분노도 커지고 있다. 개포 재건축 단지 한 조합 관계자는 "서울시가 공공사업인 뉴타운은 중단할 것을 강제하면서 난데없이 재건축에서 서민 주택을 얻어내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와 정부의 공공주택 규모 축소 논란에 대해 재건축 조합들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만약 공공주택 규모가 60㎡로 축소된다면 서울시의 소형평형 의무비율 확대 요구도 한층 더 거세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한편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는 "국민주택규모 축소는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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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