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그리스 의회가 긴축안을 승인했지만 유로존은 구제금융 집행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긴축안의 이행 여부가 불투명한 데다 3월 위기를 모면한다 하더라도 결국 디폴트와 유로존 탈퇴가 정해진 운명이라는 시각이 여전하다.
그리스를 둘러싼 비관론이 좀처럼 희석되지 않는 가운데, 고강도 긴축은 답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미 포르투갈을 통해 확인된 사실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포르투갈은 지난해 5월 780억유로(103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이 요구하는 전제 조건을 빠짐없이 이행했다. 하지만 부채를 상환할 기초 체력을 회복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소식이다.
포르투갈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구제금융 지원 전 107%에서 최근 118%로 상승했다. 부채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기보다 경제가 후퇴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경제전문가들은 그리스를 포함한 유로존 주변국이 포르투갈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투자자들 사이에 초미의 관심사인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부채 비율 역시 상승해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EU와 IMF의 감독 하에 예산 삭감과 증세 등 자구책을 이행하고 있지만 상황은 악화일로다.
전문가들은 포르투갈 경제가 2011년 1.5%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3% 후퇴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는 강도 높은 긴축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독일 연구소인 키엘세계경제연구소의 데이비드 벤체크 애널리스트는 “포르투갈의 부채가 한계 수위에 달했던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며 “여기에 실물경제가 성장 기반을 상실했고, 부채 상환 불능 상황이 보다 장기화됐다”고 지적했다.
IMF조차도 최근 보고서에서 포르투갈이 경제 성장을 이뤄내지 못하면 부채 위기를 다시 맞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당초 포르투갈의 긴축안은 2014년 포르투갈이 2% 이상 경제성장을 이루고, 자연스럽게 부채 비율도 하락할 것이라는 전제로 설계됐지만 현실은 이와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스페인의 부채 비율이 위기 전 GDP 대비 36%에서 2013년 84%로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탈리아 역시 지난 2009년 105%에서 내년 126%로 상승할 전망이다.
찰스 위플로츠 제네바 국제학연구소 교수는 “유로존의 대책은 사이비 과학일 뿐”이라며 “포르투갈은 결국 디폴트 사태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이며, 이탈리아 역시 채무조정과 구제금융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