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은지 기자]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프랑스의 니콜라스 사르코지 대통령이 새해 첫 정상회담을 열고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댔지만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데에는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독일과 프랑스의 정상회담은 새해 유로존 위기를 해결해 가는 데 중요한 시발점을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고 그리스 구제금융 역시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데 그쳤다는 평가이다.
이에 따라 잔뜩 기대를 걸었던 금융시장에서는 안심을 하기보다는 오히려 싸늘한 시선을 감추지 않는 가운데 유럽증시가 동반 하락하는 결과를 낳았다. 또 유럽 채권시장에서도 이탈리아 등 국채금리가 상승하는 등 시장의 걱정을 해소하지 못했다.
◆ 독일-프랑스 정상회담, 실제적인 방안 도출 실패
9일(현지시간) 마켓워치는 “독일과 프랑스 정상이 유로존 재정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 성장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면서도 “그렇지만 재정위기 타개를 위한 실제적인 방안은 없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베를린을 방문한 프랑스의 니콜라스 사르코지 대통령과 회합을 마친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유럽의 '재정통합' 과 관련된 논의에 진전이 있었으며, 향후 몇 주내에 유로존 차원의 독일식 '채무 억제‘(debt brake) 규칙 및 장치를 마련한다는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독일과 프랑스 양국 정상은 새로운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새로운 조약에 대한 논의를 오는 1월말까지 가능한 빨리 마무리 하고, 오는 3월 1일 최종 합의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에 대한 출자액 지급속도를 어떻게 높일지에 대한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메르켈 총리와 사르코지 대통령은 그리스의 제 2차 구제 금융안과 관련한 협상에서 조속한 진전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그리스에 대한 7회분 구제금융 지급이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메르켈 총리는 사르코지 대통령과 정상회담 이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그리스 채무에 대한 자발적인 구조조정에 진전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그리스 채무조정을 포함하고 있는 제2차 구제금융안은 최대한 조속히 실시되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그리스의 다음 회차 구제금융을 지급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 금융시장 실망감 팽배, 유로존 위기에 대한 경계감 지속
그렇지만 이날 시장은 메르켈 총리와 사르코지 대통령의 회담을 주시하며 시종일관 횡보세를 지속했지만 정상회담의 종료와 함께 하락, 회담 결과에 대해 실망감을 나타냈다.
이날 유럽증시는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퍼스트 300지수는 0.5%, 영국 FTSE100지수는 0.66%,독일 DAX지수는 0.67%, 프랑스 CAC40지수는 0.31% 떨어졌다. 스페인, 포르투갈, 이태리 역시 하락세를 같이했다.
부루인 돌핀사의 마이크 렌호프 수석 전략가는 "지금 시장이 기대하는 것은 '실탄'"이라고 지적하면서 "두 정상의 만남이 시장에 내놓은 결과물이 별로 없다"고 실망감을 내비쳤다.
미래에셋증권의 이재훈 애널리스트는 “독일과 프랑스 정상회의가 기대에 못미치며 유럽증시가 약세로 마감했다”며 “12월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재정통합 구체방안을 1월 30일까지로 앞당기고 ESM 출자를 조기 시행하자는 정도가 성과라면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유로존 이슈는 재정통합 구체화와 ESM 조기 발족, 금융거래세 도입 문제라는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1월중 ECB의 통화정책회의를 제외하고 5번의 유럽 정상 또는 재무장관 회의가 있지만 정책모멘텀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럽의 국채시장에 대해서는 좀더 긴장감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이탈리아 10년물 금리가 독일과 프랑스의 정상회담 이후 오히려 추가로 상승하는 등 불안감이 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KTB투자증권의 정용택 이코노미스트는 "독일과 프랑스간 정상회담 이후 금리흐름을 고려하면 주중에 예정된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 입찰 역시 입찰을 되겠지만 낙찰 금리가 높게 나올 가능성이 있어 국채상환과 관련한 부담감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비우호적인 태도가 좀 더 우세한 것으로 평가되는 점도 부담으로 꼽히고 있다. ECB가 유동성 공급 의지는 보여주겠지만 기준금리 동결과 함께 양적완화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ECB의 이러한 태도는 오는 2월초에 집중된 이탈리아 국채 상환일정과 맞물려 시장의 반응이 상당한 한계점을 노출시킬 것으로 보인다.
KTB투자증권의 정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이슈가 미국 경제지표 호전에 상당 가려져 있는 모습“이라면서도 ”그렇지만 근본적인 불안요인이 여전한 만큼 유럽 재정 위기감에 대한 경계감은 당분간 갖고 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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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