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잠재적인 투자 손실 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한 신용부도스왑(CDS)의 안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새로운 정황이 포착됐다.
은행간 CDS 거래가 예상보다 더 복잡하게 얽혀 실제 디폴트 사태가 벌어졌을 때 헤지의 실효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불확실성은 고스란히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어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유럽은행감독청(EBA)에 따르면 유럽 은행권은 이른바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등 주변국 국채 디폴트 리스크에 대해 총 1780억유로(2380억달러) 규모의 CDS를 발행했다.
이들 국가가 디폴트를 선언할 경우 CDS를 발행한 은행은 손실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은행권은 이 같은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했다. 같은 국채에 대해 CDS를 매입했다는 얘기다. EBA에 따르면 은행권이 매입한 CDS 규모는 1690억유로로 집계됐다.
문제는 이들이 매입한 CDS의 발행자가 누구인가 하는 데 있다. EBA에 따르면 최소한 38개의 크고 작은 유럽 은행이 PIIGS 국채에 대한 CDS를 판매했다. PIIGS의 디폴트 리스크와 별도로 은행 시스템 내부적으로 CDS 거래에 따른 리스크가 잠재돼 있다는 얘기다.
바클레이스 캐피탈의 마이크 해리슨 은행 애널리스트는 “은행간 CDS 발행과 매각이 거미줄처럼 얽혔다”며 “CDS의 거래가 예상보다 넓고 깊게 확산됐다”고 지적했다.
EBA는 CDS 발행 은행이 사들인 CDS의 판매처를 밝히지 않은 가운데 도이체방크와 바클레이스는 위기 진앙지인 PIIGS를 제외한 다른 국가 투자은행(IB)로부터 이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채위기 국가 내부의 은행 역시 상당 규모의 CDS를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EBA에 따르면 이탈리아 대형 은행 유니크레디트와 방카 몬테 데이 파스치 디 시에나는 이탈리아 국채 부도 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한 CDS를 총 53억유로 규모로 판매했다.
디폴트가 실제로 발생할 때 이들 은행이 이탈리아 국채를 상당액 보유한 데다 주력 시장 역시 이탈리아인 만큼 자체적으로 유동성 및 경영 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얘기다.
CDS를 발행한 금융권은 위험 노출액이 발행액인 1780억유로보다 작다고 주장하고 있다. 매입한 CDS가 1690억유로에 이르는 만큼 위험 순노출액은 차액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는 이 같은 셈법이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은행의 사례에서 보듯 매입한 CDS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할 여지가 높기 때문이다.
노무라증권의 존 피스 애널리스트는 “단순 차감에 근거한 실제 리스크 순노출액 집계는 거래상대방을 신뢰할 수 있을 때의 얘기”라며 “위기 상황에 CDS를 발행한 은행 중 일부가 파산 위기에 몰릴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발행액만큼 고스란히 리스크를 떠안게 될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특파원 (higr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