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파죽지세로 오르면서 이탈리아 금융권에 연쇄적인 충격파장이 전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중앙은행인 뱅크오브이탈리아(BOI)에 따르면 지난달 이탈리아 은행의 유럽중앙은행(ECB) 대출액은 1113억유로(152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1047억유로를 웃도는 것으로, 6월말 413억유로 대비 2.7배 늘어난 수치다.
특히 이탈리아 최대 은행인 유니크레디트 은행과 인테사 상파올로를 포함한 5대 은행의 대출 비중이 61%에 달했다. 이는 1월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대형은행을 중심으로 이탈리아 금융권이 자금 압박에 시달리는 것은 최근 국채 수익률 급등과 무관하지 않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7%를 뚫고 오르는 등 국채 가격이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은행의 자산가치 역시 동반 하락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출 담보물 가치도 희석되면서 ECB에 손을 벌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탈리아 은행권의 ECB 대출 비중은 10월 19%로 집계, 9월 15%에서 늘어났다. ECB 대출 의존도가 본격적으로 높아진 것은 지난 7월이다.
시장조사업체 크레디트사이트에 따르면 7월 월간 순대출(총대출액 - 총예치액)이 588억유로로 집계, 앞서 기록한 90억~300억유로에서 대폭 증가했다. 이어 10월 순대출액은 870억유로에 달했다.
이와 관련, 크레디트사이트의 애널리스트 존 레이몬드는 “국가 디폴트 위기 속에 자금 압박의 강도가 높아지는 은행권의 실상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전했다.
ECB 자금 의존도는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이탈리아 은행권은 ECB 대출 요건을 충족시키는 담보물 확보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부채위기의 악화와 경기 침체 리스크에 대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테사 상파올로는 ECB 대출을 위한 적정 담보물 규모를 830억유로에서 1000억유로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부 은행은 이른바 도매 자금시장(wholesale market) 이외의 자금원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조달 비용 상승과 유동성 경색이 가시화될 경우에 대비해 자금 조달 창구를 최대한 확대하는 움직임이다. 연 2%를 밑도는 예금 자산을 늘리는 것이 이 같은 맥락이다.
슈로더증권의 로저 도이그 애널리스트는 “이탈리아 은행권이 덫에 걸렸다”며 “최근 이탈리아의 유로존 잔존 여부가 도마에 올랐고, 이는 곧 잠재적인 침체 가능성과 은행권 손실 확대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특파원 (higr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