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일본 당국이 올 들어 세 번째로 10조엔대로 추정되는 대규모의 외환시장 개입에 나섰다.
달러/엔 환율이 75엔대까지 떨어지면서 사상 최고치 수준을 보이는 등 지속되는 엔고(円高)를 일본 당국이 커다란 부담으로 인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자국 수출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고 이로 인해 일자리가 감소되는 등 경기침체와 고용악화를 우려, 국제사회에서 환율 조작국이란 비난을 무릎쓰고 직접 팔을 걷어 부친 것으로 보인다.
31일 달러/엔 환율은 76엔선에서 거래되다가 개입 직후 79.60엔 부근까지 치솟으며 8월 개입 이후 석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장에서는 다소 밀리며 78.17엔에 호가됐으며, 1일 아시아시장에서도 78.10선대의 보합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엔고 저지 효과가 지속되기를 바라고 있는 일본 당국과는 달리 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제사회의 비난이 난무하는 가운데 시장에서도 대부분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 G20, 日 개입 "일방적" 비난, 정책공조 물거품?
오는 4일 프랑스 칸에서의 회담을 준비중이던 G20 관계자들은 일본 당국의 일방적인 조치에 적지 않게 당황하는 모습이다.
전 세계에 글로벌 경제 정책 공조 모습을 보이려 애쓴 정상들의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가게 생겼기 때문.
일본의 일방적 환시 개입은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허용할 것이란 기대감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일단 G20 정상들은 일단 상호 파괴적인 통화 전쟁은 저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독일 관계자들은 지난 3월 일본 대지진 이후 엔고를 저지하기 위해 G7 경제국들이 공동 개입한 것과 같은 정책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독일 관계자는 같은 맥락에서 전날의 일본 개입은 "조율되지 않은 정책 조치로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트레이더들 역시 정책 공조가 뒷받침되지 않은 개입은 그 효과가 일시적일 뿐일 것이란 입장이다.
인터마켓 스트레터지 ECO 아쉬라프 라이디는 "일본의 환시 개입은 마치 할로윈 복장과 같았다"면서 "일단은 관심을 끌지만 이내 사라지고, 트레이더들 역시 환시 개입 효과가 수시간 내 사라질 것임을 알고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 시장개입 규모 10조엔 관측, '사상 최대'
이날 일본 당국의 환시개입 규모는 10조엔에 가까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일 아사히신문은 일본이 10조엔 규모의 엔화 매도-달러 매수에 나섰고, 이는 사상 최대 개입 규모이자 지난 8월 개입규모인 4.5조엔보다 두 배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전날 아즈미 준 재무상이 일본 당국은 만족할 때까지 개입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힌 데다, 이론적으로 일본은행의 개입 제한 규모가 뚜렷하지 않아 시장은 추가 개입 여부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 엔고 저지효과, 금새 사라질 듯
일본 당국이 직접 엔고 저지에 나서긴 했지만 그 효과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이 힘을 얻고 있다.
전날 오전 당국이 엔화 매도에 나선 직후 달러/엔이 급등하자 투자자들 일부는 엔화 강세에 베팅하며 재빠르게 고점에서 달러 매도-엔화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지난해 9월과 올해 앞선 두 번의 개입 때도 엔화가 반등했던 점을 지적했다.
파레토의 콘스탄틴 폰티코스 담당이사는 자사의 앱솔루트 리터 펀드 역시 전날 일본 개입 직후 달러 매도-엔화 매입에 나섰다고 밝혔다.
트레이더들은 헤지펀드와 개인 투자자들 역시 이날 JP모건과 크레디트 스위스 등과 같은 월가 은행들의 권고에 달러 매도-엔화 매입에 나섰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의 앤드류 콕스 통화 애널리스트는 "현 시점에서 이번 개입이 이전과 다를 것이라고 판단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트레이더들은 유로존 부채 위기가 점증되거나 미국 연준이 통화 완화에 나서 달러표시 투자의 매력이 줄어들 때는 더더욱 안전 자산으로서의 엔화 매력은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일본 당국이 달러/엔이 75엔대의 사상 최저치를 지속하자 수출 경쟁력 악화 등 펀더멘탈과 괴리가 커지면서 부담이 컸던 것 같다"며 "올해 세번째 개입으로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가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오는 3일부터 G20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개입을 단행해서 놀랍다"며 "그렇지만 유로존 위기 상황에서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각인돼 있어 엔화강세를 막아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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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