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상장지수펀드(ETF) 시대가 도래했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심화되면서 ETF가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변동성 커진 최근의 국내증시를 바탕으로 ETF시장은 이제 또 하나의 자산관리 시장으로 부상했다. 수익원 창출에 목마른 자산운용업계에서도 ETF시장은 절대 놓칠 수 없는 시장 중 하나. 이에 운용업계를 중심으로 뜨겁게 달궈지는 ETF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보다 현명한 상품 선택을 할 수 있도록 ETF시장과 상품 면면을 유심히 살펴봤다. <편집자 주>
[뉴스핌=정지서 기자] 올 한해 투자자들의 핫 아이템은 단연 '상장지수펀드(ETF)'다. 더욱이 작년에 이어 국내증시가 상승국면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과 달리 8월, 급락과 급등을 거듭하는 롤러코스트 장세를 이어가자 ETF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졌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월 ETF시장 전체 거래량은 16억 5413만 4484주로 직전월에 비해 4배나 늘어났다. 이는 올해 1월에 비해 8배가량 증가한 수준으로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는 현재에도 비슷한 수준의 거래량이 지속되고 있다.
이같은 성장세는 비단 국내 시장만의 현상이 아니다. 성숙한 펀드시장으로 접어든 미국 등 선진국 시장 역시 ETF는 지난 금융위기 이후 30% 가까운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상황.
ETF시장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게된 것은 소액으로 분산투자가 가능한 펀드의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레버리지·인버스' 등의 ETF로 편중된 거래량은 국내 ETF시장이 다소 기형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투명성·경제성·용이성...'ETF의 삼박자'
올 한해도 자산운용사들은 ETF시장에 대한 파이 키우기에 나섰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ETF 시장 점유율에서 독보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자산운용은 전년대비 62%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미래맵스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 역시 각각 18%, 4%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또한 우리자산운용은 순자산 규모는 4% 줄었으나 3종목의 ETF를 추가로 상장했다.
이처럼 운용사들이 ETF 시장을 확대하고 나서는 것은 거래가 용이한 ETF가 단·장기 투자대안으로 급격히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ETF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거래소에서 주식처럼 사고파는 펀드'라고 할 수 있죠. 소액으로 분산투자가 가능한 펀드를 쉽게 사고팔수 있으니 투명성·경제성·거래의 용이성을 갖춘 일석삼조의 상품이 되는 겁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심재환 부문장은 ETF의 장점을 세가지 측면에서 주목했다.
현재 주식형 ETF의 총보수는 연평균 0.5% 수준. 일반 주식형 펀드의 총보수가 연평균 2% 수준인데다 장기투자로 복리효과까지 감안한다면 ETF는 매우 경제적인 투자상품이다.
또한 자유롭고 쉬운 매매 역시 ETF 시장을 성장시킨 주된 요인 중 하나다. 펀드의 경우 종가 기준으로 한 차례 환매가 가능하지만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는 ETF는 매매에 제약이 없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윤주영 본부장은 "손쉽게 거래소에서 거래를 할 수 있는 뛰어난 접근성이야말로 ETF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투자자들이 ETF가 추종하는 지수나 추적 대상지수, 순자산가치 등 기초지식에 대해서 올바르게 공부만 한다면 ETF는 분산투자의 올바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주식형 ETF상품이 대중화 된 이래 국고채, 회사채, 원자재, 외환 등 다양한 자산군으로 확장되면서 분산투자를 실천할 수 있게 되자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 더욱 자주, 그리고 오랫동안 등장할 수 있는 자격이 생겼다는 얘기다.
특히 ETF상품을 활용해 장기투자를 할 경우 좀 더 확실하고 명확한 투자대안이 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3개월에 한번 보고서를 통해 운용내역을 공시하는 펀드와 달리 ETF는 매일 구성자산을 공시해야하는 의무가 있어 운용의 투명성이 보장되기 때문. 또한 지수를 추종하는 ETF 성격 상 개별 종목에 비해 변동성이 작고 변동성 장에서 유리하다는 점도 확실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특성이다.
삼성자산운용의 배재규 본부장은 "이제 국내 시장에도 퇴직연금 등 각종 투자자금의 ETF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ETF의 장점을 활용해 장기적인 투자대안으로 가져가야 하는 것이 우리모두의 숙제이며 이것이 ETF의 장점을 살리는 방법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 '레버리지·인버스' 쏠림현상, 장기투자로 가는 '과도기'
ETF에 대해 급격히 늘어난 관심 이면에는 쏠림현상에 대한 우려도 적지않다. 지난 8월 시장의 극심한 변동성으로 인해 ETF거래량의 대부분을 차지한 것이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인 탓이다.
배 본부장은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은 단기투자 상품이 맞다"며 "하지만 미국 시장은 이들보다 S&P 500, 러셀 2000, MSCI 이머징마켓 지수 등을 추종하는 인덱스 상품 거래가 훨씬 많듯이 우리 시장도 이같은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으로 인해 ETF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이 커진만큼 이번 기회를 전체 ETF시장이 커질 수 있는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KB자산운용의 문경석 이사는 "이번 시장에서 ETF의 홍보효과가 매우 컸다"며 "이제 투자자들이 상품을 인지한만큼 투자자와 운용사 모두 이에 따른 노력을 통해 편중된 시장을 해결해 나가는 데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고객들의 상품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가 올바른 ETF 투자문화를 형성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일반 투자자들이 ETF상품에 대해 공부하지 않고 단순히 방향성만 보고 투자할 경우 큰 손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
문 이사는 "투자자들에겐 내가 투자하는 상품의 구조나 내용에 대해서 정확한 공부가 필요하다"며 "ETF는 추종지수가 있고 이를 따라가는 게 목표인만큼 이 지수에 대한 이해와 ETF에 대한 적정가치를 제대로 볼 수 있어야 ETF투자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일례로 ETF가 무조건 안전한다고 홍보하는 업계의 관행이나 안전상 상품으로 인식하는 투자자들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한 증권사 지점 관계자는 "안전하다라는 표현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개념"이라며 "ETF를 소개하다보면 개별종목에 비해 안전하다는 표현을 '절대적으로 안전한 상품'으로 소개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투자자들의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고 회고했다.
그는 "위험이 없는 금융투자 자산은 어디에도 없다"며 "ETF 역시 타 자산군에 비해 변동성이 큰지 작은지를 통해 상품의 위험성을 측정하기 위해 상품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지나친 단기적 접근 역시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심 본부장은 "너무 단기적인 관점에서 ETF를 접근하면 시장의 쏠림현상은 해결되지 않는다"며 "주식, 펀드 모두 분산투자 하는 것이 올바른 투자방향인만큼 ETF 역시 정확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투자해야 시장의 과도기를 넘어 성숙기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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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정지서 기자 (jag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