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최근 유로존의 채무 위기는 정치적 타협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파이낸셜 타임스(FT)의 마틴 울프 컬럼니스트는 지난달 31일자 칼럼을 통해 "최근 유로존 존립의 원칙이 흔들리고 있으며 이를 통해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이 증명됐다"며 "유로존이 보다 통합된 연합체로 가지 못한다면 최소한 부분적인 해체가 일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유로존은 사실상 금본위제의 업데이트된 형태가 되어야 하지만 각국의 재정적자를 민간부문의 재정자금으로 조달해왔다"며 "따라서 자본 조달이 고갈되고 나면 경제활동은 둔화되고 실업률은 높아지며 임금과 물가는 위축되는 '내부적 평가절하' 상태를 가져올 것"이라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이로 인해 재정적 균형이 이뤄져야 하지만 자금은 금융권을 통해 들어오므로 위기상황에서 유동성이 줄어들 경우 금융권이 먼저 타격을 받게 된다는 얘기다.
그는 따라서 "자금이 없는 정부는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고 위기상황을 방지할 수 없다"며 "결국 현재의 유로존 위기는 금융이라는 스테로이드로 부풀려진 금본위제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현재 유로존 내 거의 모든 경제 부문의 자금은 금융기관들의 채무로 구성돼 있으며 유로존 내부에서 전체 유동성(M3)의 9% 만이 유통되고 있다.
따라서 완전한 통화체제라면 유로존 은행 한 곳에 맡긴 예금은 다른 은행에 맡긴 것과 마찬가지 결과가 되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국가별 위기상황에 따라서 평가가 달라진다. 예컨대 그리스 은행이 보유한 1유로는 독일 은행의 1유로와는 같지 않다는 얘기다.
즉 유로존 내 특정 은행에 대한 금융 리스크는 전체 국가 금융시스템에 대한 리스크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미국에서는 연방정부가 나서 차단할 수 있는 문제다.
실제로 한 나라의 유동성 위기는 현 상황에서는 채권국가나 중앙은행의 유동성 위기가 될 수 있다. 이는 결국 채권국 중앙은행의 유동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해당국 납세자들의 부담이 되고 만다.
최근 로렌조 비니 스마기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위원도 최근 FT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사실을 언급한 바 있다.
비니 스마기 위원이 지적하듯 ECB는 디폴트가 예상되는 회원국에 자금 지급을 거부할 수 있으며 따라서 채무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는 상황으로 관측되고 있다.
울프 컬럼니스트는 또 "ECB의 지원이 없이는 은행권은 몰락하게 되고 해당국 정부는 금융권을 통폐합하고 예금 계좌를 동결한 뒤 화폐 개혁을 통해 새로운 통화로 채무를 상환하게 된다"며 "이럴 경우 재정적으로 취약한 국가들에서 비슷한 상황이 뒤따르게 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결국 유로존은 해체의 길을 걷게 될 수 있으나 이 문제의 해결 방법은 자금이 빠져나간 부분만큼 공적자금으로 채워넣는 것이다.
울프 컬럼니스트는 "유로존의 현 상황은 결과가 전제을 뒤집어버린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며 "만약 강력한 유로존 회원국들이 기존 조건들을 지켜나가기 원한다면 일부 회원국들을 정리하는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이같은 방안이 현실적으로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현 상태로 유로존이 유지되길 바란다면 세 가지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첫 번째로 금융시스템은 개별 국가가 아닌 유로존에 소속되어야 한다. 즉 은행들의 지급보증은 각국 정부가 아닌 공통의 재정기관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두 번째로 국가간 재정 위기를 막기위한 공공 기금이 도입돼야 한다.
세 번째로 ECB가 원하듯 유로존 회원국의 국채 디폴트를 막기 위해서는 부실국가들의 국채를 10년 이상 시장에서 거래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이들 국가의 자금조달 조건은 자금지원에 따르는 이자 비용을 포함해 강력한 개혁조치들을 포함시켜야 한다.
결론적으로 유로존 위기는 부분적 디폴트 상황을 통한 일부 해체냐 아니면 공적자금을 통한 전면적인 지원이냐 두가지 문제로 귀결된다.
하지만 이 두 가지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울프 컬럼니스트는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