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임애신 이기석 기자] 원/달러 환율이 2년반만에 1000원대로 하향하면서 '프로페셔널' 외환딜러들도 '아마추어같은' 주문실수(?)를 하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1100원대의 환율이 오래다보니 1000원선으로 떨어졌는데도 무의식 중에 거래시스템에 앞의 천단위와 백단위로 '10'이 아니라 '11'을 넣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외환보고서를 쓰는 이코노미스트들 역시 간혹 단위숫자를 잘못 쓰고, 외환담당 기자들도 이같은 실수를 범해 '정정 기사'를 내는 등 환율 여건이 급변하면서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6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외환딜러가 주문을 잘못내면서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98.30원 오른 1188.50원으로 출발했다.
이후 딜 미스(주문 실수)가 취소되면서 개장가는 전날보다 1.70원 하락한 1088.5원으로 정정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다른은행 외환딜러는 "이날 시가가 급등한 것은 외국계 은행의 단순한 주문 실수로 알려졌다"면서 "간혹 거래와 관련된 오류가 발생하는데 오랜기간 1100원대에서 거래를 하다보니 이런 실수가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시가가 거의 100원 가까이 폭등한 것과 관련해서 시장에서 혼란은 없었다는 것이 시장 참가자들의 전언이다. 당연히 잘못된 주문이기 때문에 취소될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터무니없는 가격이 나왔기 때문에 당연히 거래가 취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면서 "장내는 거래취소가 안되지면 장외이기 때문에 거래 당사자들의 합의가 있으면 거래를 취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통 주문취소를 할 경우 거래 당사자들의 합의가 필요하다. 주문자가 중개사에 거래취소를 요청하면 거래 상대방에 전달해 상호 합의하에 주문 취소를 하게된다. 이처럼 거래가 취소되는 경우 주문량과 주문자, 거래 상대방 등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
시중은행 한 외환딜러는 "말도 안되는 가격으로 인해 딜 미스가 났을 경우 시장 참가자들끼리 상호 동의를 통해 취소를 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딜미스의 주체가 어디인지 말을 하지 않는 것도 관행"이라고 말했다.
한 중개사 관계자는 "이날 시가는 명백한 실수로 딜러가 무의식적으로 앞자리 11을 먼저 치고 뒷자리를 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이런 경우가 간혹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 같은 주문 실수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시장 혼란과 부작용은 제한적"이라며 "이와 관련된 제재나 통제 시스팀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시가의 경우 비드와 오퍼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떤 숫자라도 넣을 수 있지만, 장 중에는 너무 폭이 큰 숫자는 안들어가지기 때문이다.
즉, 이날 시가처럼 장이 열리기 전에는 거의 100원 이상 차이나는 숫자를 입력할 수 있지만, 장 중에는 환율이 현재 1088원인데 1188원 주문을 넣을 수 없다는 것이다.
◆ 환율 1100원대에서 1000원대로 급락, 운용리스크 적절 통제관리 필요
최근 2주간 원/달러 환율이 50원 이상 급락하면서 환율이 1000원대로 내려오자 시장 참가자들이 숫자 표기상 오류를 범하고 있다.
국내 외환시장의 경우 외환중개사를 통해 소수의 외국환은행들이 참가하는 장외거래 형태다보니 터무니없는 숫자로 주문이 들어올 경우 양자간 합의에 따라 주문실수를 양해해주는 '관행'이 존재하고 있다.
그렇지만 한국거래소 시스템을 이용하는 주식시장이나 선물옵션시장의 경우 대규모 장내거래에서는 이같은 주문실수는 실수한 거래자가 큰 손실을 보는 반면 상대편 거래자는 우연찮게 '대박'을 터뜨리기도 한다.
특히 주식이나 주가지수 선물옵션시장에 처음 뛰어든 초보자들은 딜링시스템이 손에 익숙하지 않아 이같은 실수를 저지르면서 시장의 고수들한테 잡아먹히면서 원치 않는 훈련을 당하기도 한다.
이같은 주문실수는 주식투자 등 자산운용시에 나타나는 이른바 운용리스크(Operating Risk)의 한 형태이다.
특히 초를 다투는 냉정한 시장에서 자칫 주문실수로 실력도 발휘 못하고 죽음을 맞지 않기 위해서라면 철저하게 학습하고 훈련을 하여 '프로페셔널 딜러'로서 참가해야 한다.
경험이 많은 고수들도 무의식적 행태로 몰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자기 관리와 조직차원에서의 내부통제 역시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한편 국내 시중은행의 한 트레이딩부와 선물회사의 외환보고서에도 1080원을 1180원으로 잘못 쓰는 일도 벌어졌다.
시중은행의 한 시장 참가자는 "지난 2009년 9월 23일 이후 최근 1000원대 진입하기 전까지 36거래일을 제외하고 1100원대에서 거래가 이뤄졌기 때문에 헷갈리는 것 같다"며 "환율이 갑자기 1000원대로 내려오면서 벌어지는 일종의 해프닝"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임애신 이기석 기자 (vancouver@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