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주요 7개국(G7) 외환당국의 엔화 강세 저지를 위한 공동 시장개입 이후 엔화를 조달통화로 하는 캐리 트레이드가 다시 부활하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관건은 이 같은 추세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 하는 데 있는데, 이 같은 외환거래를 활용하는 투자전략은 일본 경제의 회복 경로 등과 같은 예측하기 힘든 변수 때문에 그 지속성은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외환전문가들은 G7의 협조 개입이 지속되는 이상 엔-캐리 트레이드 수요가 자극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일본의 해외자금 본국송환의 규모와 속도 그리고 재난 복구에 따른 경기 회복세 등에 따라 상황이 변화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 일본 기업들의 본국송환, 장기 지속될 수 있어
4일자 CBS 마켓워치는 엔-캐리 트레이드와 관련한 기사를 통해 주요 전문가들의 경고를 소개했다.
먼저 유로퍼시픽 캐피털의 피터 시프 최고경영자는 "일본 기업들의 해외자금 본국송환은 앞으로 수년 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당장은 개입과 일본은행(BOJ)의 인플레이션 유발 정책으로 인해 엔화의 장기 강세 추세가 중단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데일리FX의 외환전략가인 데이비드 송은 "원전 위기를 억제하기 위해 고전하는 동안에 막대한 본국송환 자금이 이동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센다이 대지진이 발생한 지난 3월 11일 이후 엔화 가치는 미국 달러화 대비 일시 77엔까지 치솟으면서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이는 주로 이 같은 '본국송환' 우려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G7 당국자들은 곧바로 외환시장 공동개입에 합의할 정도로 이 같은 '본국송환' 이슈는 첨예한 것이다. 일본 보험사나 기업들이 보유한 해외자산이 그 만큼 막대한 수준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일단 공동 개입으로 달러/엔은 84엔 대로 반등했다. 유로/엔도 111엔 선에서 120엔까지 육박하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BOJ가 당분간 제로금리를 지속하고 나아가 자산매입 정책을 통해 경제를 지원할 것이란 점이 명확해지자 '금리격차'를 활용하는 엔-캐리 트레이드가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다.
◆ 결국 '위험-보상 구조'. 리스크 잘 살펴야
하지만 이 같은 캐리 트레이드의 투자수익률은 크지 않은 반면 감수해야 할 위험은 큰 편이다.
외환관리용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파이어앱스(FIREapps)의 볼프강 쾨스테르 CEO는 "결국 위험-보상 구조가 여기서도 핵심인데, 캐리는 크지 않으면서도 변동성은 대단히 높은 상황"이라고 최근 여건에 대해 평가했다.
또 최근의 역사적 경험이 좋은 교훈을 준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7년 초반까 엔화 조달 자금은 주식과 상품 그리고 고금리 통화 등에 투자 자금으로 활용됐는데, 미국 주택시장의 붕괴에 따라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투자자들을 일제히 캐리 트레이드를 청산하기 시작했다. 엔화 가치가 2008년 연말까지 상승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원유와 주식 그리고 금과 같은 투자포지션을 처분했다.
포렉스닷컴의 전략가들은 "캐리 트레이드 구축에 비해 청산이 엄청나게 빠르게 전개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라"면서 "최근 엔화 주요 환율이 매우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엔-캐리 트레이드에 대한 낙관론은 경계해야"한다고 충고했다.
◆ 캐리 트레이드 확대는 곧 '위험보유성향 강화'
크레디아그리콜이 산출하는 '고수익선호지수(Yield Appetite Index)'는 지난 2010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이 지수는 다양한 통화 사이의 교차상관계수와 관련 금리격차를 이용해서 산출한다.
최근 몇 주 사이에 고수익선호지수가 급격히 상승세로 전환한 것은 캐리 트레이드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엔화에 대한 투기적인 선호가 급감한 반면 호주달러화에 대한 선호가 급격히 강화됐다.호주의 기준금리가 4.75%로 선진국 중에서는 매우 높은 상황이고, 당분간 금리동결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달러/엔이 84엔 선을 돌파한 뒤에는 엔 매도세가 주춤했지만, 이번 주 BOJ의 추가적인 경기 지원대책이 나온다면 엔화를 조달통화로 하는 캐리 트레이드가 더 번성할 가능성은 열린 것으로 판단된다.
GFT의 외환담당 이사인 캐시 리엔은 "이 같은 저렴한 조달통화의 존재는 투자자들로 하여금 더 높은 위험을 수용하게 한다는 점에서 신흥시장 주식과 같은 자산에는 호재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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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