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안보람 기자] 버릇 : 오랫동안 자꾸 반복하여 몸에 익어 버린 행동. [비슷한 말] 습벽.
누구나 특유의 버릇을 지닌다. 때때로 이런 버릇은 상대방이 누군지 확인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우리나라의 통화신용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는 회의가 열린 뒤 6주 뒤에 의사록을 공개한다. 하지만 공개된 의사록에는 실명 대신 '한 위원', '다른 위원', '일부 위원' 등으로 표시돼 발언 당사자까지 낱낱이 공개하지는 않는다.
누가 어떤 발언을 했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독립적인 통화신용정책 수립에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시장에서는 이 점이 궁금하다. 그래야 향후 통화정책방향을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기 때문.
지난 2일 공개된 1월 금통위 의사록에는 유독 영어 표현이 많은 발언자가 있었다. '~만 ~하다'식으로 균형을 놓지 않으려는 발언이 이어졌고, '두말할 나위가 없다'는 표현이 사용됐으며, 경제의 상호연계성을 강조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의심의 여지없이 이 발언의 당사자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를 꼽았다. 더욱이 항상 5명의 의견만 개진한 것으로 나타났던 의사록에서 이달의 발언자는 6명으로 늘었던 것도 김 총재가 지목된 이유였다.
총재가 통화정책결정에서 개별의견을 남긴 것은 지난 2006년 8월 이후 처음이다.
김중수 총재일 것으로 추정되는 이 금통위원의 생각을 들어보자.
이 위원은 금통위원간에 현재 및 미래의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에 차이가 있음을 전제로 운을 뗐다.
그는 현재 경제상황의 특징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전개와 극복과정에서 세계경제가 다양한 형태의 회복속도와 발전양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소비자물가에 대해서 그는 "공급측면 요인의 전체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여도가 40% 내외 수준일 것이라는 점이 더욱 중요하다"며 "지금의 인플레이션 예상이 공급측면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 보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설령 이 효과가 임시적이라고 하더라도 우리의 인플레이션 예상치를 그렇게 많이 낮추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GDP갭으로 표시되는 수요측면의 압력에 대해서도 그는 "작년에 6.1% 성장의 결과로 우리 경제는 이미 장기 성장 추세선에 도달했거나 이를 넘어섰다는 것이 아마 적절한 분석"이라고 잘라 말했다.
아울러 그는 "현재 통화당국이 가장 큰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 각 경제주체들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여하히 관리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은 글로벌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공급된 과잉 유동성을 축소하는 것이 대부분의 신흥경제권, 특히 경제성장이 잠재수준에 도달한 경제가 당면한 현안과제라는 데에 이견을 달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어 이 금통위원은 "관건은 우리의 경우 이 기대심리 변수의 영향이 결코 작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라며 "기여도 측면에서 전체 공급요인의 영향에 비견될 수 있을 정도"라고 평가했다.
차이나인플레에 대한 우려도 이어졌다. 이 위원은 "인플레이션의 국가 간 파급경로(international transmission)도 고려해야 한다"며 "특히 우리의 최대 트레이딩(trading) 파트너인 중국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데에는 올바른 정책의 선택과 더불어 그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은 강조할 필요가 없는 당연한 것"이라며 "거시정책과 미시정책의 조화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글로벌 경제위기로부터 벗어나는 과정에서 금리수준의 정상화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며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자본유입이 확대되고 이에 기인한 환율하락의 효과, 부동산 경기에 대한 부정적 영향의 가능성, 가계부채 및 중소기업의 금융비용 가중 등을 심사숙고하더라도 금리상승은 경제에 실보다는 득을 더 크게 가져온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각 경제주체들의 기대심리를 적정하게 관리해야 하는 통화당국의 입장에서 이러한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결론지었다.
버릇 덕에 시장 참여자들은 향후 통화신용정책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꽤 많은 정보를 얻게 됐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수익률대회 1위 전문가 3인이 진행하는 고수익 증권방송!
▶검증된 전문가들의 실시간 증권방송 `와이즈핌`
[뉴스핌 Newspim]안보람 기자 (ggarggar@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