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유로존 위기가 정치적 개입에 의해 혼란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럽중앙은행(ECB) 수석이코노미스트 출신으로 유럽통화동맹(EMU) 창설 주역인 오트마 이싱(Otmar Issing) 금융연구센터 소장은 지난 1일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를 통해 "2013년 이후 발행된 채권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이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금 제기한 것이 잘못이라는 주장이 많고 시장도 혼란스럽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 발표 시점이나 핵심 메시지는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먼저 그는 지금 유로존의 항구적 구제 매커니즘이 성립되는 단계여서 매우 중요한 시기이며, 이 때 민간부분의 손실 부담도 포함하는 채무 구조조정 체계 또한 갖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더 이상 납세자들이 재정적으로 취약한 국가들을 구제하기 위해서 인질이 되어서는 안 되며, 또한 투자자들이 위험을 느끼지 않고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채권을 사려는 강한 동기가 형성되는 것도 문제라고 그는 지적했다.
두 번째로 국채 구제 메커니즘의 내용 공개를 위기 이후로 연기하자는 주장에 대해 이싱 소장은, 모든 투자자들이 구제 금융을 예상하는 지금은 이미 시기가 충분히 무르익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지 않으면 정치적인 의도로 발명된 투기적 기대감으로 투자결정이 왜곡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상황을 방치하면 "연대(Solidariy) 압력이 높아지고 또한 '구제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것이 영원히 주문처럼 굳어 버릴 수도 있다"고 이싱은 우려했다.
그는 독일의 지역 저축은행의 사례가 개혁이 지연될 때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의 좋은 사례라고 지적했다. 정부 지급보증 철수가 몇 년 뒤로 유예되는 경우를 생각하면 그 동안 이들 은행은 최상위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여전히 낮은 금리에 채권을 발행하면서 이 자금을 다시 서브프라임 모기지류의 리스크가 높은 자산에 투자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싱 소장은 국채 디폴트 체계를 설계하는 것은 엄청난 과제이지만 유로존 내에 항구적 위기대응 매커니즘이 필요하다는 컨센서스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민간 부문에 대한 채무 조정을 포함하지 않는 위기대응 매커니즘은 결국 미래의 구제금융에 대한 투기적 거래만을 불러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싱 소장은 지금 유로존 위기대응 매커니즘의 기본 개요만 제안되었을 뿐이라면서, 특히 민간 부문은 예외적인 경우에만 손실을 떠안도록 하고 있는데 이런 예외적인 경우를 지정하는 책임단위는 누구인지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수준이라면 누가 어떤 국가의 채무 상태가 지속가능한지,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지를 판단할 것인지는 결국 정치적인 논리에 의해 결정될 수 밖에 없고 그 결과 불확실성과 시장 변동성은 지속될 것이라고 이싱 소장은 경고했다.












